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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은 이론적으로 강철보다 100배 강하고 열·전기 전도성이 우수해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소재를 대체할 것으로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물질 내부에 전자가 있을 수 없는 에너지 대역인 띠뜸(Band Gap)이 없어 전기 전자 소재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실리콘 반도체가 띠틈이 적당히 떨어져 외부 에너지를 조절하는 반면 그래핀은 전기 흐름을 조절할 틈이 적었다.
연구팀은 그래핀에 강력한 자기장을 걸었을 때 그래핀이 띠틈과 같은 역할을 하는 특이한 에너지 준위(란다우 준위)를 만드는 것에 주목했다. 강력한 자기장을 활용하면 기존 실리콘 반도체와 같은 띠틈을 만들 수 있다. 란다우 준위를 활용한 그래핀 레이저를 구현하려면 최소 100테슬라에서 수백 테슬라 크기의 자기장이 필요한데 현재 연구용 초전도 자석(약 10 테슬라)으로는 만들 수 없었다.
이에 그래핀에 강한 응력을 가했을 때 기존 연구용 초전도 자석보다 수 배 이상 강한 세기의 자기장효과가 발생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구조체를 일정한 간격으로 만들었다. 이후 그래핀을 올려 그래핀과 구조체 계면에서 약 100테슬라 수준의 자기장 효과를 관측했다.
그래핀 레이저를 제작하려면 수백 테슬라 크기의 강한 자기장 효과가 최소 수십 마이크로미터 이상의 영역에서 구현돼야 하는데 이번 발견을 통해 기존 연구 대비 백만 배 이상의 넓은 영역(수 밀리미터 크기)에서 100 테슬라 이상의 자기장효과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광 집적회로와 광컴퓨터 개발 등에 기술을 쓸 수도 있다. 가령 물리적 한계 때문에 작게 만들기 어려웠던 가장 얇은 두께의 그래핀 레이저를 만들 수 있다.
논문의 제1저자인 강동호 난양공대 전자전기공학과 박사 후 연구원은 “초전도 자석과 같은 외부 장치 없이 기존 초전도 자석보다 10배 이상 강한 세기의 자기장효과를 그래핀에서 구현할 수 있다”며 “광컴퓨터 개발에 활용할 세상에서 가장 얇은 두께의 그래핀 레이저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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