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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선택과목을 수능과 관련해 선택할 것인가. ‘기하’와 ‘물리Ⅱ·화학Ⅱ·생물Ⅱ·지구과학Ⅱ’ 과목의 선택은 딜레마일 수 있다. 모의고사를 통해 응모집단·평균·표준점수 등 눈치를 볼 것이 불가피해서다. 서울대는 2018대입까지는 과학Ⅱ 수능과목에 가중치를 주었고, 2021대입에서는 진로희망에 따라 과학Ⅱ 과목 이수를 권장했다.
모집단위가 크고 유리한 진로선택 내신 과목을 선택할 것인가. 여기서 문제는 ‘심화국어·고전읽기·경제수학·영미문학읽기’ 등 과목과 관련된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다. 특히 ‘경제수학’은 경영, 경제, 무역, 회계, 통계학을 전공할, 진로가 분명한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공적합성’을 고려해 학생부종합전형에 맞게 진로선택 과목을 선택할까. 이 문제는 철저하게 소신이 작용한다. 경상계를 지원할 학생이 ‘경제수학’을 들었을 때와 선택하지 않은 학생의 전공적합성과 학업역량의 의지와 열정은 분명 차이가 난다.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관련 전공희망자에게 ‘사회과제탐구’는 매력적인 과목이 될 수 있다.
2015개정 고교교육과정은 전문교과를 일반고에 허용했다. 고급수학·고급물리·고급화학·심화영어·심화수학·국제경제·과학과제연구 등 이미 고1이 선택할 수 있는 이 과목은 전국 75%의 학생이 다니는 일반고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13명 미만이 선택을 하면 상대평가 9등급도 없다. 또 연합형수업, 거점학교수업의 수업에도 상대평가 9등급은 없다. 일반고에서 이 전문교과를 소수의 학생이 선택하고 주요 대학을 진학하고자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소위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의 문제 때문이다. 서울대의 안내는 의미심장하다.
“교과 성적을 평가할 때 학생이 이수한 과목의 선택 상황을 고려합니다. 소수 학생이 선택한 과목이나 난이도가 높은 과목을 이수하여 수치상 결과가 다소 나쁠 수 있지만 학생의 도전 정신과 호기심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도전하지 않은 학생에 비하여 더 좋은 평가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소규모 학교나 소수 학생들이 이수하는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서류평가에서 결코 불리하지 않습니다.” 서울대 2019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안내다.
또 생각해볼 지점은 현재 고1은 재수하기가 껄끄럽다는 점이다. 교육과정의 선택과 평가방식이 아주 달라진다. ‘진로선택과목’이 현재 고1에게는 대학에 제공해야 하는 옵션도 아니었다. 게다가 수능과목이 대거 달라진다. 국어 4과목 시험이 공통 2과목 시험에 2과목 선택으로 바뀐다. 수학은 가·나형 3과목에서 공통 2과목, 선택 3과목으로 바뀐다. 특히 수능에 없던 ‘기하’가 선택과목이 된다. 탐구는 계열 구별 없이 17과목 중 2과목 선택이다. 국어·수학·탐구의 선택 옵션이 무려 816가지에 달한다. 영어와 한국사에 이어 제2외국어·한문도 절대평가로 바뀌고, EBS 연계율은 50%로 낮아진다.
이제껏 수능 과목의 선택은 등급, 표준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이 선호도가 항상 높았다. 국어, 수학, 탐구의 선택과목 조합 816가지는 철저하게 모집단위가 크고, 등급이 안정적(수능 최저 영향)인 과목으로 몰리게 될 것이다. 상대평가 등급과 표준점수, 수능 최저 기준이 있는 한 늘 수능이 교육과정을 지배해왔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교와 학생들은 과감하게 전공적합성에 초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짤 것이다. 이는 전문교과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진로선택과목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