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누그러졌지만` 비관론 커진 암호화폐…비트코인 640만원대

이정훈 기자I 2018.11.16 08:26:17

[이정훈의 암호화폐 투데이]비트코인 가격 3%이상 하락
이더리움 20만원도 위태…`시총 2위` 리플 나홀로 강세
펀드스트랫 "암호화폐, 수주일 있어야 급락충격 벗어날듯"
꾀레 ECB이사 "비트코인, 금융위기의 사악한 결과물"

중장기 지지선이던 6000달러를 깨고 내려간 비트코인 (그래픽=블룸버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시장이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뉴욕증시가 오랜만에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서도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일단 패닉모드에선 벗어났지만 시세가 정상화되기 위해선 수주일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1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3% 가까이 하락한 649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은 2.2% 떨어져 5570달러에 머물러 있다. 이더리움은 20만원도 위협받고 있고 비트코인캐시는 10% 이상 급락 중이다. 다만 시가총액 2위를 꿰찬 리플만 1% 가까이 올라 550원을 기록 중이다.

일단 기술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비트코인은 상대강도지수(RSI) 기준으로 과매도 국면이라는 판단으로 저가 매수세가 일부 유입됐지만 장중 5300달러대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0월18일 이후 13개월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심리적 지지선인 5000달러에서 지지력을 바탕으로 반등하겠지만 6월 저점인 5780선과 종전 지지선이던 6000달러 저항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부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투자분석업체인 오안다의 스티븐 인즈 아태지역 트레이딩 대표는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불안정하게 진행됐고 너무 많은 노이즈를 만들어냈다”며 “비트코인이 5000달러 지지선을 지켜내느냐가 중요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개인들이 저가매수보다 패닉에 빠지게 돼 2500달러까지 테스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점쳤다.

일단 며칠새 나타났던 대규모 매물공세와 가격 급락으로 인해 암호화폐시장이 기술적으로 회복세를 찾기까지 몇 개월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몇 주일은 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월가 최초의 암호화폐 전문 분석기관인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롭 슬러이머 애널리스트는 “전날 비트코인 가격 급락으로 인해 암호화폐시장은 심각한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기술적 지표들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고 전제한 뒤 “길게 보면 비트코인은 수개월간의 상승랠리를 다시 보일 수 있겠지만 최근 하락에 따른 충격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수 개월까지는 아니더라도 수 주일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점쳤다.

이워런트 재팬시큐리티즈의 소이치로 츠츠미 트레이더도 “비트코인이 6000달러 지지선을 깨고 내려갔다는 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업계 플레이어들에게는 위험한 신호로 보인다”며 “특히 고객 풀에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사업들은 더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에 대한 독설까지 나와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

프랑스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현재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를 맡고 있는 브느와 꾀레는 “비트코인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잉태한 사악한 결과물(Evil Spawn)“이라며 독설을 내뱉었다.

꾀레 이사는 이날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행사에서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인물은 영국 은행들이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다는 뉴스가 타임즈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지난 2009년 1월 비트코인의 첫 제네시스 블록을 생성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는 아주 똑똑한 생각이었지만 슬프게도 똑똑했다고 해서 모두가 좋은 생각인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분명 블록체인 기술에는 많은 기회가 있지만 비트코인의 문제 역시 대단히 많다”고 전제하면서 “과거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BIS 사무총장이 ‘비트코인은 버블과 폰지 사기, 환경적 재앙의 결합물이다’라고 언급한 것이야말로 비트코인이 가지는 여러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한 표현”이라며 동감을 표시했다. 꾀레 이사는 이와 별개로 “전세계 중앙은행들 가운데 3분의2 정도가 분산원장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국경간 송금관련 서비스 등에 국한된 것이며 당장 향후 10년내에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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