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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이미 법인세수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데다 다른 나라에서는 투자를 활성화하려고 법인세를 외려 내리는 추세라며 법인세 인상이 필요치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법인세 인상이 불필요한 다섯 가지 이유’ 보고서에서 최근 과세표준 2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를 인상하라는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이같이 반박했다.
한경연은 우선 법인세율을 현행 22%로 유지하더라도 법인세수를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9월까지 나라가 거둬들인 법인세수는 54조원으로 지난 한 해 동안의 법인세수 52조1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더욱이 올해 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2% 늘어 내년 법인세수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33개사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개별 기준 81조원을 기록했다.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는 주요국에도 역행한다고도 한경연은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한 법인세 인하안이 지난 16일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 통과만을 남겨뒀다. 미국 법인세가 현행 35%에서 20%로 낮춰진다면 우리나라 법인세(최고 22%)보다 낮아지는 셈이다. 일본 역시 2018년도 세제개편에서 설비투자와 임금 인상을 촉진하고자 법인세 실효세율을 현재 30%에서 25%까지 인하할 방침이다.
프랑스의 경우 세수 확보를 목적으로 대기업 320개에 대해 법인세를 일시 인상하는 안을 추진했지만 강한 반발에 부닥쳐 상원에서 관련 법안이 부결됐다.
아울러 한경연은 우리나라의 대표 업종인 전자와 석유화학만 놓고보면 해외 경쟁사 대비 법인세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경연이 2012~2016년 유효 법인세율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005930)가 부담한 법인세율은 20.1%로 애플(17.2%), 퀄컴(16.6%), TSMC(9.8%) 등 주요 경쟁사보다 높았다. 법정세율 대비 유효세율 비율로 봐도 삼성전자의 경우 83.1%로 애플(44.2%), 인텔(57.6%), 퀄컴(42.7%) 등보다 컸다.
석유화학 업종도 마찬가지로 LG화학(051910)이 부담한 법인세율이 25.1%로 업계 상위권인 미국 다우케미칼(24.7%)과 독일 바스프(21.5%), 일본 도레이(22.9%)보다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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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은 “법인세 인상안은 전체 법인세 절반을 내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정책 부작용에 대한 더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경연은 법인세율이 인상된다고 해서 법인세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2005~2014년 법인세율을 높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6개국 가운데 포르투갈(5.4%↓)·프랑스(8.8%↓)·헝가리(13.7%↓)는 법인세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법인세 인상은 사실상 징벌적 세금부과와 다름없다”며 “미국과 일본이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는 등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로 자국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년 전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됐던 8개 한국 기업이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등 3개로 쪼그라들 정도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법인세율 인상은 기업의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