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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이 뛴다)⑭기업銀..`1조클럽`의 대변신

백종훈 기자I 2007.04.18 10:50:00

지난해 사상최초 순익 1조 달성
예전 기업銀 아니네..현장강화
`중소기업 주치의` 역할에 충실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치열한 고민없이 이쪽저쪽 지원해주는 게 중소기업 키우기가 아닙니다"

지난달 국책은행장으로선 극히 이례적으로 연임에 성공한 강권석 IBK 기업은행장. 그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갈 길은 분명하다.

이제껏 쌓은 중소기업금융 노하우로 우량 중소기업을 평가, 발굴해서 기업은행의 성과로 연결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새 고객을 찾아나가는 것. 소위 `우량 중소기업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 순익 1조, 총자산 110조 초우량기업으로

최근 수년간 IBK 기업은행의 경영성과는 시장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IBK 기업은행은 합리적 경영으로 지난해 창립 46년만에 최초로 연간순익 1조원을 돌파했다. 총자산도 은행간 인수합병(M&A) 없이 자력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10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3년전 주당 7600원 수준이던 기업은행(024110) 주가도 최근 3배에 가까운 1만9000원을 넘나들고 있다. 실적이 좋은 만큼 주가도 움직인 셈이다.

 

기업은행은 오는 2011년까지 순이익 2조원, 시가총액 20조원, 자산 200조원 목표를 달성해 중소기업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투자은행(IB) 부서를 강화하고 증권사, 보험사 인수도 추진키로 했다.

또 올해 중기대출을 10조원까지 순증시킨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중소기업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세련된 이미지로 고객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기업이미지(CI·사진)도 24년만에 처음 바꿨다.

◇ 확 바뀐 비결은?

IBK 기업은행이 확 달라진 비결은 뭘까.

금융권에서는 두가지를 꼽고있다. 하나는 공기업 특유의 무사안일주의를 물리치고 적극적인 현장영업을 펼쳤다는 점.

기업은행 직원들은 지점장부터 말단행원까지 직접 현장을 돌면서 해당기업의 잠재성과 성장성, 기술력 등을 평가하고 있다. 또 신입사원 연수중 명동 일대를 돌며 길거리 마케팅을 실시하게 하는 등 적극적인 현장마인드를 강조한다.

최근 기업은행 임직원들의 근무시간은 대폭 늘었다. 오죽하면 노조와 사측이 `근무시간 정상화를 위한 노사공동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야근과 휴일근무를 줄여보자고 나섰을까. 예전의 느긋한 은행, 느린 은행 이미지와는 딴판이다.

또 하나는 중소기업 금융의 성장성을 믿고 이를 특화시킨 점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금융부문 시장점유율 19.3%로 1위를 지키고 있다. 기업은행은 향후 중소기업금융 점유율을 매년 1% 포인트씩 더해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경기가 좋지 않던 2004년과 2005년에도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줄이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중소기업 경기가 좋아지면서 시중은행에 비해 폭넓은 우량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른바 `비올때 우산을 뺏지 않는다`는 전략이 큰 수익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 4등 아닌 `1등` 목표

IBK 기업은행은 국내 1등 은행을 목표로 하겠다며 야심찬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11년까지 자산 200조원을 향해 뛰겠다는 것.

강권석 행장은 연임 취임사를 통해 "우리를 5등 은행이라고 단정짓는 순간 경쟁력도 5등에 머무르고 만다"며 "앞선 은행을 흉내내지 말고 대한민국 최고의 은행을 목표로 뛰자"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말 106조원으로 최근 110조원에 육박중이다. 하지만 아직 모자르다. 지난해말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은 211조, 우리은행은 187조, 신한은행은 177조, 하나은행은 124조 등을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단순히 자산규모 보다 `중소기업금융이 강한 종합금융그룹`을 장래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균형성장, 글로벌화, 민영화 등을 합쳐 4대 목표로 삼고있다.

경쟁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2~3년만에 놀랄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최근 기업은행이 나름대로의 탄탄대로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사회공헌도 본격화
 
IBK 기업은행은 지난해 4월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들을 지원하기 위해 총 40억원을 출연해 `기은복지재단`을 설립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 재단은 막연한 사회복지 활동이 아닌 중소기업 근로자의 자녀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기은복지재단은 이제까지 근로자 자녀 치료비로 3억1500만원, 장학금으로 2억6300만원을 각각 지원하는 등 출범 1년만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기업은행은 또 최근 기은복지재단에 12억원을 추가 출연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도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 치료비로 7억원, 장학금으로 3억원을 쓸 계획"이라며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설립취지에 맞게 중소기업 사회공헌에서도 1등 은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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