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진성은 “현준이의 자극제는 아버지인 것 같다. 태풍(이준호 분)이는 어느 정도 선이 있었는데 아버지라는 존재가 나를 인정하지 않고 강태풍과 비교를 하면서 그게 터진 것 같다”며 “사실 창고에 불을 질렀을 때도 미선(김민하 분)이가 없는 줄 알고 그렇게 일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에 참여할 때는 4~5회 대본까지만 봤기 때문에 강태풍을 질투하고 기싸움하고 그런 정도에서 그칠 줄 알았다”며 “태풍이가 성장하듯, 현준이는 회가 거듭될 수록 안 좋은 방향으로 성장을 하더라”고 말했다.
그가 최근 출연한 ‘태풍상사’는 1997년 IMF 직원도, 돈도, 팔 것도 없는 무역회사의 사장이 되어버린 초보 상사맨 ‘강태풍’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담은 작품. 이 작품에서 무진성은 표박호의 아들이자 강태풍에게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 표현준 역으로 출연했다. 강태풍을 향한 열등감에 그를 끝까지 괴롭히는 인물.
그는 “후반부로 갈수록 표현준이 수위 높은 행동을 하는 만큼 저도 웃음기 빼고 그런 모습들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을 했다”며 “외적으로도 헤어스타일을 포마드로 바꾸고, 넥타이를 하고 귀걸이 방향을 바꾸고 여러 변화들을 줬다”고 말했다.
표현준은 주인공 강태풍의 대척점에 서는 만큼 시청자들의 미움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그 표현준을 연기하는 무진성은 다른 관점에서 그를 이해하고 해석했다.
무진성은 표현준을 아이처럼 표현하려고 했다. 그는 “현준이를 보면 일을 못하지 않지만 사리판단이 안 된다. 그런 모습을 아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성이 풀어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준이는 늘 외로운 아이”라며 “태생이 못되진 않고 원래 마음이 여리다. 아이 같이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라고 생각을 했다”고도 분석했다.
표현준의 아버지 표박호는 아들에게 많은 것을 안겨줬지만 정작 따뜻한 사랑은 주지 못했다. 그는 “표박호도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직원들을 먹여살려야 하다 보니 아들에겐 그런 사랑을 주지 못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표박호, 표현준 부자의 악랄한 모습들이 극을 지배했지만 표박호의 아내, 표현준의 엄마는 등장하지 않아 궁금증을 안기기도 했다. 무진성은 드라마에 나오지 않은 엄마를 상상하며 그의 서사를 쌓아갔다.
무진성은 “현준이의 엄마 존재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인물을 표현해야 하는 만큼 상상을 해봤다. 엄마의 부재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엄마의 무재가 있었지만 아빠와의 기억도 없었을 것이고 그렇게 외롭게 유년시절을 보냈을 거다. 금전적으로 여유는 있으니 이상한 친구들이 옆에 있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그렇게 성장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준이의 서사가 조금만 더 표현이 됐다면 이렇게까지 욕을 먹진 않았을텐데”라며 “얼마나 외로웠으면 이렇게까지 됐을지 표현이 됐으면 좋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표현준의 행동을 이해해선 안된다고도 했다. 그는 “현준이가 느끼는 자격지심이라는 감정은 저도 느껴봤고 인간의 본성 아닌가. 그러나 그런 감정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짚었다.
그는 “대본이 나올수록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도전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오히려 좋았고 감사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