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단일 기업의 경영 실패를 넘어 국내 사모펀드 업계의 운영 방식 전반을 되짚게 한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과한 레버리지 중심의 인수 구조와 자산 매각에 의존한 유동화 전략,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방식 등 고착화됐던 PE 경영 모델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운용사들의 책임경영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
회생절차까지 간 최악의 유동화 전략
홈플러스는 지난 2015년 MBK파트너스가 대규모 레버리지를 활용해 인수한 대표적인 LBO(레버리지 바이아웃) 거래로 꼽힌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국내 굴지의 마트로 키우겠다는 계획 아래 영국 테스코로부터 7조 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데려왔다. 자본시장 안팎에선 아시아 지역 최대 바이아웃이었던 만큼, 국내 유통산업의 재편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 손에 들어간 이후로 삐걱대기 시작했다. 유통 업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기울면서 오프라인 실적 악화로 이어졌고, MBK파트너스는 이에 따라 자산 유동화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일부 지점들을 폐점했다.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을 일부 챙겼으나 이를 뒤따라온 것은 홈플러스 노조와의 갈등이다. 노조는 MBK파트너스가 매장을 팔아 수조원을 챙기는 등 이익 보장을 위해 무리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런 가운데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PE 운용사의 경영 방식 전반에 대한 비판은 정점에 달했다. 인수 후 자산 매각과 배당, 구조조정을 이어갔으나 재무건전성 악화와 경쟁력 저하 논란은 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국회는 김병주 회장을 비롯한 MBK 관계자들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내며 책임 소재를 따졌다. 그 자리에서 김병주 회장은 대부분의 질의에 "관여하지 않아 잘 모른다"는 취지의 답변을 이어갔고, 여야 의원들은 이 같은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후 비판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됐다. 사모펀드 구조의 취약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치권으로 번진 PE 책임론…경제적 역할에 대한 재평가도 필요
자본시장에서는 홈플러스 사태가 국내 사모펀드 산업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PE 시장의 구조적 리스크가 확인된 데다 운용사를 바라보는 사회적 기준까지 높아지면서 기존 경영 관행과 책임 범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정치권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사태가 사회적 공분으로 번지자 여야는 사모펀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면서 관련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실제 올해 하반기 들어 국회에서는 사모펀드 운용사의 정보 공시 및 보고 의무를 강화하고, LBO(레버리지 바이아웃) 한도 축소, 의결권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발의된 바 있다. 시장에서도 이를 인지하고는 개정안에 대한 업계 의견을 속속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 전체를 단순히 단기 수익만 추구하는 투자자로 매도하는 프레임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모펀드는 지난 20년간 부실 기업의 체질 개선과 설비·R&D 확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한국 경제의 산업 재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다. 실제 PEF가 인수·보유했던 기업들의 매출과 투자·고용 증가율은 국내 전체 기업 평균을 크게 웃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책임경영 기준은 분명히 강화돼야 하지만, 국내 사모펀드가 수행해온 구조조정·경영 개선 기능까지 폄훼돼서는 안 된다"며 "산업 전반의 건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규제 논의와 함께 사모펀드의 경제적 기여도에 대한 균형 잡힌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세계家' 올데프 애니 사는 한국 최고 부촌은 어디[누구집]](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5/12/PS25121400015t.jpg)
![AI가 바꾼 대입 판도…이대·중대 AI학과 내신합격선 'SKY 수준'[only 이데일리]](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5/12/PS25121400423t.jpg)

![판사도 “엽기적”…40대女 성폭행한 중3이 한 짓 [그해 오늘]](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5/12/PS25121400001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