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키스탄서 필름 하나로 실내온도 ‘-10도’ 낮춘다

이다원 기자I 2024.04.22 09:19:49

''메이드 쿨러 바이 현대'' 캠페인 열어
자체 개발한 혁신 냉각 소재 시범 적용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차(005380)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투명하지만 차량 내부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복사 냉각 필름’을 파키스탄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캠페인을 연다. 더위와 대기오염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자동차 틴팅 필름을 부착할 수 없는 현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가 ‘메이드 쿨러 바이 현대’ 캠페인을 진행 중인 파키스탄에서 한 고객이 나노 쿨링 필름이 적용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나노 쿨링 필름’을 70여대 차량 창문에 무상으로 부착하는 ‘메이드 쿨러 바이 현대’(MADE COOLER by HYUNDAI)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파키스탄은 여름이면 최고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는 더운 나라다. 하지만 보안을 이유로 자동차 창문에 틴팅 필름을 부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차단하고 태양열을 일부 반사하는 틴팅 필름의 효과를 볼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파키스탄 운전자는 여름철 연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에어컨을 켜는 대신 창문을 열고 주행해 왔다. 하지만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데다, 여름철 에어컨을 과도하게 사용해 오염도가 빠르게 높아지는 상황이다.

현대차가 ‘메이드 쿨러 바이 현대’ 캠페인을 진행 중인 파키스탄에서 한 고객이 나노 쿨링 필름이 적용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라호르 주민들이 겪는 경제적, 환경적 어려움을 앞선 기술을 활용해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

지난 3월부터 현대차는 현지 고객 70여 명을 대상으로 캠페인 참여 신청을 받았다. 예약된 날짜에 현대차 라호르 AS센터를 방문하면 나노 쿨링 필름을 무상으로 장착해주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필름을 부착한 차량에는 ‘MADE COOLER(더 시원한, 더 멋진) BY HYUNDAI’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해 광고 효과도 거둔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나노 쿨링 필름이 적용된 차량과 적용되지 않은 차량의 파키스탄 현지 온도 비교 평가 결과.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나노 쿨링 필름은 열 방사 효과를 극대화하는 복사 냉각 기술을 적용해 기존 틴팅 필름보다 냉각 성능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태양열의 특정 파장대를 막거나 방출하는 세 개의 층으로 구성돼 밖에서 들어오는 태양열을 반사하고 차량 내부의 열기는 외부로 내보낸다.

높은 투과율을 유지해 거의 투명한 나노 쿨링 필름은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지 않고도 외부 열에너지를 차단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현지 법규를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더운 날씨에 실내 온도를 10℃ 이상 낮출 수 있다.

현대차는 기술 상용화 직전 단계인 나노 쿨링 필름을 시범 부착해 실증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추후 양산을 위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나노 쿨링 필름의 기술 완성도를 더욱 높여 향후 출시될 신차에 적용키로 했다.

특히 현대차는 이를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주행가능거리(AER)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메이드 쿨러 바이 현대’ 캠페인을 진행 중인 파키스탄에서 직원이 나노 쿨링 필름을 시공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나아가 현대차는 이를 통해 운전자들의 쾌적성을 높이고 연료 소모를 줄여 환경 개선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나노 쿨링 필름은 기술적 진보를 통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목표 아래 현대차그룹이 연구 개발 중인 핵심 기초 소재 기술 중 하나다.

나노 쿨링 필름의 연구개발을 맡은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 이민재 책임연구원은 “앞서 선행 기술로 소개했던 나노 쿨링 필름의 기술적 완성도를 불과 수 개월 만에 끌어올려 실제 운전자 환경 개선에 기여하게 된 것에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현대차가 보유한 기술력을 토대로 전세계 고객들에게 적합한 기술과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메이드 쿨러 바이 현대’ 캠페인을 진행 중인 파키스탄에서 시공을 마친 차량에 현대차 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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