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32.3엔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2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견해가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5월 미국 실업률은 완전 고용 수준인 3.6%를 기록했다. 비농업 고용은 전월보다 39만명 늘어 시장 예상치(32만 8000명)을 웃돌았다. 이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3%를 넘어섰고 일본 장기금리와의 격차가 확대하면서 엔화를 매도하려는 투자자가 늘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한 것은 지난 5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대를 돌파해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날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 모두 장중 배럴당 120달러대를 돌파했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는 아시아에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인상했다. 에너지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이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엔저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날 경우 엔화를 찾는 수요가 늘어 가치 하락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일본 입국자 수 상한을 2만명으로 제한했다. 이는 과거 성수기 하루 평균 9만명과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미즈호은행의 카라카마 다이스케 이코노미스트는 “2만명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여행수지 흑자는 1개월분의 무역적자를 상쇄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엔화 가치 하락을 억지하기엔 역부족이다”라고 평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엔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선 △일본은행의 저금리·금융완화 통화정책 수정 △원자력발전소 재가동 추진 △입국제한 조치 전면 해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하면서도 “정치적 저항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은 삼중고에 따른 엔화 가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