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대표 블록체인 스타트업으로서 리플코인(XRP)으로 잘 알려진 리플(Ripple)이 글로벌 지급결제 및 송금부문에서의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덕에 XRP 역시 이더리움과 암호화폐시장 시가총액 2위를 놓고 다시 경쟁에 들어갔다.
6일(현지시간)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이날 리플 가격이 장중 한때 14% 이상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에서 일시적으로 이더리움을 앞질러 2위에 올랐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장중 한때 시총이 225억달러를 기록하며 220억달러였던 이더리움을 앞섰다. 이는 지난달초 이후 한 달여만에 처음이다. 이더리움은 올들어서만 84%나 급락하면서 1400달러에서 210달러대로 주저 앉은 반면 리플은 올초 3.7달러대에서 9월 0.2달러 수준까지 급락했다가 최근 0.5달러를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리플의 상대적 강세는 XRP를 활용하는 리플 랩스의 플랫폼인 `엑스래피드(xRapid)`가 침체에서 벗어나 제도권 금융사들로 침투하고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달중 국제은행간 통신협회(SWIFT)가 업데이트에 나서면서 많은 은행들이 리플쪽으로 옮겨올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
실제 리플은 지난달초 암호화폐를 통해 국경간(국가와 국가 사이의) 송금과 지급결제를 더 저렴하고 더 신속하게 처리하는 서비스를 최초로 제도권 금융사들과 상용화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리플은 XRP를 활용함으로써 불과 몇 분 내에 국가간 송금이나 결제 거래를 완료할 수 있도록 설계된 엑스래피드 플랫폼을 결제서비스업체인 머큐리FX와 쿠알릭스(Cuallix), 협동조합인 캐털리스트 코퍼리트 페더럴 크레딧유니언 등 3곳과 최초로 상업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또 전날에는 국경간 송금서비스인 센드프렌드(SendFriend) 역시 엑스래피드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스턴 유니온과 머니그램에 이어 주요 송금업체들이 리플 진영에 참여한 셈이다.
엑스래피드 플랫폼에서는 국경간 결제나 송금과정에서 직접 법정화폐가 오가는 대신 그 매개체로 XRP 코인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더 저렴하고, 더 빠른 거래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한 은행이 미국에서 멕시코로 송금을 실행할 경우 미 달러를 멕시코 페소로 환전할 필요없이 달러로 XRP를 구입한 뒤 코인만 멕시코 은행에 이체하면 현지 은행이 이를 되팔아 페소화로 수령하게 된다.
리플은 그동안 방코 산탄데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머니그램, 웨스턴 유니언 등 전세계 120곳 이상의 글로벌 은행과 신용카드, 자금송금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지만, 이들 파트너들은 엑스래피드를 시범 운영하는데에만 한정짓거나 XRP를 활용하지 않는 플랫폼인 `엑스커런트(xCurrent)`만 직접 도입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리플 랩스는 올 연말까지 두바이에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동지역으로 거점으로 국경간 지급결제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미 사우디 아라비아 3곳, 쿠웨이트 2곳, 바레인과 오만 1곳, 아랍에미리트 두 어곳 등의 은행과 사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딜립 라오 리플 글로벌 인프라혁신부문 대표가 지난주 밝힌 바 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9월 한 인터뷰에서 “내년말이 되면 XRP를 활용하는 은행들의 숫자가 10여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낙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