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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선거개입·다스 경영비리 추가 수사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지난 20일 청구한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서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0억원과 청와대 예산 8억원으로 불법 여론조사를 한 혐의 △김진모(구속기소) 전 민정비서관이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의 내부 고발자를 ‘입막음’하기 위해 국정원 자금 5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제외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병모(구속기소) 청계재단 사무국장과 이영배(구속기소) 금강 대표가 다스 관계사들에서 각각 60억원대와 90억원대의 횡령 및 배임을 저지른 혐의도 이번 영장에서 제외했다. 또 이 전 대통령 영장에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각종 정치공작 의혹과 군 댓글 수사 무마 의혹 등도 포함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수사가 필요한 부분은 이번 영장에 넣지 않았다”며 “현재 단계에서 혐의 소명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부분만 선별해서 포함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첫번째 목표로 삼고 신병을 확보한 이후 다른 혐의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전날 영장청구서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조세포탈, 국고손실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시했다.
장다사로 전 기획관이 국정원 특활비와 청와대 예산을 전용해 18대와 19대 총선과정에서 후보 여론조사를 했고 이 전 대통령이 관여했다고 밝혀지면 공직선거법상 부정선거운동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검찰은 지난 2월 이러한 혐의로 장 전 기획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된 상태다.
검찰은 영장에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제 소유자라고 명시하며 비자금 등 명목으로 350억원 상당을 이 회사에서 횡령했다고 적시했다. 재산관리인들의 다스 관계사 경영비리 행위에 이 전 대통령 관여 혹은 지시가 규명되면 횡령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불법사찰·여론조작 의혹 수사도 남아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사찰 의혹의 전모가 밝혀질 지도 관심사다. 검찰은 김진모 전 비서관이 지난 2011년 ‘관봉’(띠로 묶은 신권) 형태의 국정원 자금 5000만원을 받아 장석명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류충열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등을 거쳐 민간인 사찰 의혹을 공개한 장진수 주무관에게 전달했다고 본다. 이러한 은폐행위에 당시 청와대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밝히는 작업이 남아 있다.
윗선 수사가 번번이 막힌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과 군 여론조작 의혹 수사가 확대될 지 주목된다.
검찰은 지난해 8월부터 국정원 댓글조작 수사에 착수해 30명을 기소했다. 군의 여론조작 공작 의혹 사건에서 군무원 선발 과정에서 ‘우리 사람을 뽑으라’는 취지의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던 정황까지 포착했다.
군 댓글공작 관여 혐의를 받는 김태효 전 대외전략기획관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한차례 구속됐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은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되면서 수사는 동력을 잃은 상태다. 원세훈 전 원장은 입을 굳게 닫고 있다.
다만 이번 수사로 새로운 증거들이 나왔다. 영포빌딩에 유출된 청와대 문건 3400여건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정원, 경찰청 등이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불법사찰 문건이 다수 있다.
‘좌파의 사법부 좌경화 추진 실태 및 고려사항’·‘금년도 사법부 대대적 개편 활용, 법조계 건전화’·‘안티 2MB 집행부 비리 폭로로 조직 고사 유도’·‘좌파 교육감들의 부도덕·반교육 행태 집중 부각’ 등이 문건 제목이다. 검찰은 “그 자체로 형사상 범죄를 구성할만한 문건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문건 등을 활용해 청와대와 국정원 등의 정치개입 의혹과 이 전 대통령이 관여 여부 등을 파악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