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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서 역대 최악 테러…軍, 폭격기 동원 범인 다수 사살(종합)

김형욱 기자I 2017.11.25 18:30:35

이슬람 사원 예배자 대상 무차별 폭탄·총격 테러 최소 235명 사망
이집트 대통령 “단호한 답 돌려줄 것”…범인 차량 외 근거지도 폭격
한국인 피해는 보고 안돼…외교부, 이집트 체류 국민에 유의 당부

24일(현지시간) 폭탄·총격 테러가 벌어진 이집트 알 라우다 사원에서 사람들이 피해자를 수습하고 있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24일(이하 현지시간) 이집트의 한 사원에서 이슬람국가(IS) 지부로 추정되는 무장단체의 무차별 폭탄·총격 테러로 최소 235명이 죽고 100여명이 다쳤다. 분노한 이집트군은 은신한 테러리스트 거점을 전투기로 폭격해 이 단체 다수를 사살했다.

25일 중국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군 대변인 타메랄 레파이는 테러가 일어난 24일 정오에서 수 시간 이내에 전투기를 북 시나이 반도로 출격시켜 테러 무장단체가 탄 차량 다수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전투기는 테러범이 탄 차량뿐 아니라 이 지역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무기와 탄약이 있는 은신처에 대해서도 폭격을 감행했다고 덧붙였다.

아직 테러를 벌였다고 자처한 극단주의 단체는 나오지 않았으나 시나이 반도 산악·사막 지역에 은신한 IS 지부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이집트군이 집중적으로 타격한 것도 이들이다. 이들은 스스로 최근 수년 새 이집트 내 대부분의 대규모 테러의 배후라고 자처해 왔다.

이 테러조직은 이날 시나이 반도 북부 비르 알 압드의 알 라우다 사원을 무차별 습격했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사원 내에 폭탄을 터뜨렸을 뿐 아니라 수십 명이 지프에 나눠 타고 폭발을 피해 달아나는 사람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부상자를 돕기 위해 온 구급차에도 사격을 가했다.

이집트 정보 당국은 2013년부터 이 지역 IS 무장단체와 전쟁을 벌여 왔다. 사막·산악 지역에 은신한 이들은 이미 각종 테러를 통해 수백 명의 이집트 경찰과 군인을 살해했다. 다만, 이들의 테러 대상은 지금까지 군과 경찰, 기독교 교회로 한정됐으나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를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다양한 추측을 낳는다. IS 본거지가 있는 이라크와 시리아 거점이 각국 정부군과 서방 연합군에 함락당하면서 지부인 이곳의 테러 전략이 바뀐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테러 당일 저녁 “죄 많은 테러리스트의 공격은 우리의 테러리즘에 맞선 우리의 힘, 단결력을 키울 뿐”이라며 “우리는 이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에 단호한 답을 돌려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에서 자국 내 역대 최악의 테러 직후 관계장관급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금요일 밤 사원에 들이닥친 무장세력의 테러로 최소 235명이 사망했다. AFP


각국 애도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테러가 일어난 직후 본인의 트위터 계정이 “공포스럽고 비겁한 테러 공격이 이집트의 무고하고 힘없는 예배자를 공격했다”며 “세계는 테러리즘에 다시는 인내해선 안된다.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제압하는 것은 물론 이들 존재의 기반이 되는 극단적 이념을 배격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또 미국 내에 장벽과 입국금지란 자신의 공약 명분으로 내세우기도 했다.미 백악관도 성명을 내고 “국제사회는 미국과 그 동맹국을 위협하는 테러조직들을 격퇴하기 위해 더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테러에 맞닥뜨리게 된 이집트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밖에도 주변국인 터키는 물론 같은 범 이슬람권 국가인 말레이시아, 오스트리아 등 수많은 국가 정상이 이집트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프랑스 파리의 상징 격 건물인 에펠탑도 이날 밤 테러 희생자를 애도한다는 취지에서 소등했다.

프랑스 파리의 상징 격인 에펠탑이 24일(현지시간) 밤 같은 날 벌어진 이집트 사원 테러 희생자를 애도하는 차원에서 불을 끈 모습.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계정


한편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접수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며 “주 이집트 대사관이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집트 시나이반도는 특별여행경보가 발령된 ‘즉시 대피’ 여행금지 지역”이라며 “해외안전여행홈페이지(www.0404.go.kr)와 휴대전화 로밍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이집트 체류 국민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해외안전여행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수도 카이로를 포함한 이집트 전 지역을 황색경보(여행자제)로 지정해 놓고 있다. 일부는 적색경보(철수권고)이며 테러가 일어난 시나이 반도는 특별여행경보 2단계로 묶여 있다.

(출처=해외안전여행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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