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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국 연극계의 큰 별이 졌다. 고인이 보여줬던 투철한 직업정신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후배들이 이어받아야 마땅하다.”(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
한국 연극의 살아있는 역사인 백성희 씨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고인은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노환으로 지난 8일 밤 11시 18분 경 타계했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원로배우 백성희 타계 소식에 안타깝고 애석한 마음을 전했다. 김 예술감독은 “70여년간 오로지 연극의 길만 걸어오셨다. 한국의 연기 수준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공을 세우신 분”이라고 고인을 회고했다. 김 예술감독은 “고인의 철저한 직업의식이 본받아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며 “80대 후반에 이르도록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배우로서 갖춰야 할 자세와 작품에 임하는 진지함 등 여러측면에서 진정한 프로페셔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예술감독은 “연극계의 정말 큰 별을 우리가 잃었다”며 “너무나 애석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특히 고인은 국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3월의 눈’에 다시 한번 출연하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웠다고 한다. 김 예술감독은 “다시 한번 출연하고자 집념을 불태웠는데 그걸 이루지 못하고 타계해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서운하다”며 “하지만 늘 희망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연극의 길을 개척했기 때문에 그런 정신은 앞으로 후배 배우들이 잊지 않고 잘 본받아서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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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까지 국립극단의 ‘3월의 눈’과 ‘바냐아저씨’에 출연하며 현역 최고령 배우로 계속 무대에 올랐으나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서울의 한 요양병원에서 투병 중이었다. 2014년 2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것이 공식 석상에서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대표작으로는 ‘베니스의 상인’(1964), ‘무녀도’(1979), ‘강 건너 저편에’(2002), ‘3월의 눈’(2011) 등이 있으며 1980년 대통령표창을 비롯해 대한민국연극상(1985), 한국연극인상(1993), 제34회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1998), 은관문화훈장(2010)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후배들의 도움을 얻어 지난 12월 15일 회고록 ‘백성희의 삷과 연극-연극의 정석’을 발간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2일 오전. 장지는 분당메모리얼파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