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와 관련해 국내 30대 기업이 물어야 할 증여세는 75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장 많은 세금을 내는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이었으며 이어 SK(003600)그룹, 삼성그룹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LG(003550)그룹, 현대중공업(009540) 그룹 등은 증여세를 낼 필요가 없었다. 이는 30대 그룹 1105개 기업 중 오너가 없는 그룹과 지주회사가 지배하는 그룹은 제외되고, 대주주 지분이 3%를 넘으면서 내부거래 비율이 30% 이상이고 흑자를 낸 기업만 과세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재벌 및 CEO, 기업 경영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13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에 따른 30대 그룹 1105개 기업과 개정안에 포함된 지배주주와 그 친족의 예상 증여세를 2011년 결산자료 기준으로 추정해 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국세청은 올해 7월부터 특수관계법인이 정상거래비중(30%)을 초과한 일감을 계열사로부터 받으면 해당 법인의 지배주주와 친족 중 3% 이상을 출자한 대주주를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으로 정하고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 265억원으로 랭킹 1위..STX, SK, 삼성 순
가장 많은 증여세를 물어야 할 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57개 계열사 중 현대모비스(012330), 현대글로비스, 현대엠코 등 8개 기업이 대상으로 265억원의 과세가 예상돼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정몽구 회장은 7%의 지분을 가진 현대모비스로부터 59억1000만 원,정의선 부회장은 31.9%의 지분을 가진 현대 글로비스로부터 63억9000만원의 세금을 부과받을 전망이다.
또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등이 114억원의 증여세를 물게 되고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이부진. 이서현 3남매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등에 대한 지분 등으로 105억원 정도의 증여세를 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SK C&C(034730)가 내부거래비율을 10% 줄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대기업그룹들의 내부거래 실적 줄이기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대기업 그룹들의 일감몰아주기에 따른 증여세 과세가 예상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개인별 증여세 부과랭킹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부회장이 13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정의선 부회장은 31.9%의 지분을 가진 현대글로비스로부터 63억9000만원, 57.9%의 지분을 가진 현대위스코로부터 11억원의 증여세 부과가 예상됐다.
STX의 강덕수 회장은 그룹 전체 과세액인 116억5000만원으로 랭킹 2위,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은 현대모비스 투자지분 7%로 96억5000만원의 증여세가 예상돼 3위에 랭크됐다.
이밖에 88억원의 최태원 SK회장과 78억원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용 부회장은 에버랜드 지분 25.1%와 SDS지분 8.8%, SNS 지분 45.7% 등에 대해 증여세를 물게 된다.
◇증여세 대상은 1105개사 중 4.3%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위해 올해 처음 시행되는 개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중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 제도’에따라 올해 국내 30대 재벌 그룹들이 물어야 할 증여세 총액은 757억3000만원 정도로 추산됐다.
이 제도로 인해 증여세를 내야 하는 기업은 30대 그룹 1105개사 중 4.3%인 46개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