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창균기자] 송파신도시 건설에 반대 입장을 취했던 서울시가 한발 물러섰다. 열흘새 `유보 또는 취소`에서 `조건부 수용`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6일 "건교부를 비롯한 정부가 송파신도시를 추진한다고 하면 (서울시가) 이를 막을 수는 없다"며 "다만 건교부와 협의를 통해 교통, 환경 등의 문제에 대한 서울시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이인근 도시계획국장은 지난 16일 "송파신도시 건설은 취소하거나 최소한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그 이유로 ▲강남에는 앞으로 10만가구 이상 공급되므로 수급에 문제가 없고 ▲강남북 균형발전에 지장을 초래하며 ▲도시 연담화 문제가 생긴다는 점 등을 꼽았다.
하지만 정부가 "송파신도시 건설을 유보하거나 취소할 경우 집값 안정을 헤치고 전세대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서울시의 반대 논리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종전 입장을 바꾸었다.
서울시는 강남에 10만가구가 추가 공급될 것이라고 했지만 대부분 재건축이어서 순증분은 2만여가구에 지나지 않아 송파신도시를 건설(4만9000가구)하지 않으면 수급불균형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게 정부측 주장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서울시가 `강남북 균형발전 저해` 논리를 내세운 이유는 송파신도시 분양가가 은평뉴타운 분양가보다 저렴할 경우 서울시가 고분양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가 그동안 주장해 오던 반대 논리를 접고, '교통·환경' 문제로만 쟁점을 좁혔기 때문에 송파신도시 건설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건설교통부는 조만간 광역교통개선대책 초안을 가지고 서울시와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광역교통개선대책은 올 9월 예정인 개발계획 승인 전까지 마무리하면 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서울시가 요구하는 교통 환경문제는 협의를 통해 충분히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송파신도시 녹지축을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송파신도시 향후일정
도시관리계획(그린벨트 해제) 변경(중도위)→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건교부) →
개발계획승인(올 9월 예정, 건교부) →
광역교통개선대책 확정(건교부) →
실시계획승인(내년 6월 예정, 건교부) →
주택사업계획승인(서울시) →
주택분양(업체)
*매단계 서울시와 협의를 해야 하나 반대하더라도 추진에는 문제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