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돈 쪼들림` 심해졌다

강종구 기자I 2006.09.26 12:00:00

수익감소와 투자확대 영향
자금조달도 활발..회사채발행 및 대출 크게 늘어

[이데일리 강종구기자] 이익이 줄고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상당한 규모의 자금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지난 2분기 자금조달 규모를 대폭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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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분기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기업의 자금부족 규모는 지난 2분기에 29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20조6000억원에서 거의 10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 등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수익성이 낮아진 반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외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확대된데 따른 결과다.

김영헌 한국은행 금융통계국 자금순환반장은 "명목상 기업 총투자가 49조1000억원에서 2분기에 63조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반면 수익성은 감소하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대폭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지난 분기 조달한 자금은 전분기 36조6000억원에서 49조7000억원으로 13조원 이상 대폭 확대됐다.

중소기업들은 운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예금은행 등에서 차입금을 크게 늘렸고, 대기업은 주로 회사채를 발행해 부족한 자금을 메웠다. 대출금 등 간접금융을 통한 조달규모는 21조8000억원에 달해 전분기 10조2000억원의 갑절을 초과했다.

주식과 회사채에 대한 기업의 선호도 달라졌다.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전분기 6조원대에서 2분기엔 10조1640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반면 주식 순발행 규모는 전분기 12조원대에서 4조3800억원으로 대폭 줄어든 것.



기업들은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보다는 사모사채를 발행에 은행에 넘기는 방식을 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 회사채 공모 발행이 4월을 제외하고는 순상환을 기록한 반면 은행이 인수한 사모사채는 5조7000억원에 달한다. 김 반장은 "은행외에 다른 금융기관 인수한 사모사채까지 포함할 경우 사모사채 순증액은 7조원이 넘는다"며 "그 외에 공사들이 발행한 채권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단기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주로 발행되는 기업어음 규모도 올들어 1분기와 2분기 연속 3조원대의 순발행을 기록, 거의 늘지 않았던 지난해와는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기업의 국외 자금조달액은 직전 3분기 연속 5000억원 안팎에 머물렀지만 2분기에는 2조6210억원으로 5배 가량 급증했다. 이밖에 상거래신용이나 정부차입, 미지급금 등을 통한 자금조달도 5조7000억원이 넘어 전분기의 배 이상을 기록했다.

기업들은 자금운용처를 자산운용사 MMF에서 결제성 예금으로 대거 바꾸었다. 법인용 MMF에 대한 익일입금제가 시행되자 MMF 등 수익증권에서 6조원 이상을 빼냈다. 반면 전분기에 12조원을 인출했던 결제 및 단기저축성예금에 7조원 가량을 예치했다. 주식투자 규모도 전분기 3조원대에서 6조원 가량으로 크게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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