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지는 행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에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일부 나토 회원국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병력을 재배치하거나 일부 군사 기지를 폐쇄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기간 내내 나토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나토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했으나 이들은 군함은 고사하고 자국 내 군사기지 사용마저 제동을 걸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다. 트럼프는 8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을 만난 뒤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할 때 나토는 없었고, 우리가 다시 그들을 필요로 할 때도 그들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유럽에 8만 명 이상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독일·영국 등에 기지를 두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의 ‘분노’가 유럽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한국도 비협조국으로 수차례 거론했다. 1일 부활절 행사, 6일 기자회견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험지에, 핵무력 바로 옆에 4만 5000명(실제론 약 2만 8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는 한국도 우리를 돕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일본·호주 등도 함께 거론했으나 중요한 것은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뇌리에 비협조국으로 박혀 있다는 점이다.
전쟁은 국제질서에 큰 변화를 초래한다. 이번 전쟁도 예외가 아니다. 이른바 ‘호르무즈 청구서’가 우리 경제 나아가 한반도 안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미리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까스로 매듭지은 관세 협상이 틀어지지 않도록 대미투자를 신속히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5월 중순 베이징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방문(9~10일)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잘 지내며 김 위원장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미·북 정상회담 재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돌발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