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단절'…출생률 낮을수록 자살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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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정 기자I 2026.01.09 05:30:00

가족 완충 효과↓…실직 시 사회적 단절 직결
韓 출산율, OECD 최하위권…자살률은 ''1위''
“청년 지원 중요…실직자 사후 추적 등 필요”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출산율이 낮은 국가일수록 일자리를 잃었을 때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통 삶이 힘들 때 ‘가족’이 충격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저출생 국가에서는 실직과 사회적 단절이 거의 동시에 이뤄지는 탓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 현상이 노동 문제를 넘어 개인의 ‘위험’ 요소로 작용하면서 실업률 관리의 중요성도 한층 커졌다.

(사진=뉴시스)
7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출산율을 사회통합의 대리지표로 본 실업-자살 관계의 이질성’ 연구논문에 따르면 출산율 수준에 따라 실업이 자살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그동안 실업률과 자살률, 실업과 우울감 등 관계를 분석할 때 고려하지 않던 출산율을 추가 지표로 활용했다.

출산율이 높은 사회에서는 실업과 같은 경제적 충격이 발생해도 자살 증가로 이어지진 않았다. 가족과 공동체가 심리·경제적 지원을 제공해 완충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반대로 출산율이 낮은 국가에서는 자살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 저출생 국가에서는 보통 직장에서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찾는 경향이 큰 탓이다. 일자리를 잃을 경우 개인의 자존감 상실과 사회적 단절로 이어져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봐도 출산율은 낮으면서 자살률은 높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0.78명으로, 38개국 중 최하위다. OECD 평균은 1.51명이다. 자살률은 2022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23.2명으로, OECD 평균인 10.7명의 2배 수준이다. 2003년부터 20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생 국가인 한국에서는 정부가 실업률과 취업률이 나빠지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실직자 사후 추적 등 실업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일·가정 양립 지원 등 정책들은 단순히 인구 증가를 넘어 미래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고 자살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청년층이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으려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만큼 청년을 중심으로 한 복합적인 고용정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실업은 비단 자살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아주 복잡하게 영향을 미친다”며 “일자리를 더 만드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청년들이 우울감에 빠지지 않도록 부채나 주거, 심리치료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청년보장제’ 정책이 다시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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