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미래 경쟁력 달렸다"…AI 자율제조 현실로 '성큼'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배운 기자I 2025.12.08 06:00:01

[미래기술25②]
산업 현장서 AI자율제조 적용 사례 잇따라
제조 분야 고도화, AI 발달에 기술 도입 속도
공급망 변동, 소비자 트렌드에 능동적 대처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글로벌 산업계가 AI 자율제조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자동차나 반도체 같은 산업 현장은 이제 사람만으로는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기술력이 고도화됐습니다. 인력으로 밀어붙이기에는 한계에 다다른 만큼 공정 전반의 고도화를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제조업의 당면과제와 AI 자율제조의 역할 (그래픽=산업통상자원부)
불확실한 공급망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방안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특정 지역의 공장이 멈추자 전 세계 생산라인이 도미노처럼 흔들렸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수개월간 생산을 줄였고, 배터리 원재료 조달이 막히면서 전기차 라인이 멈추는 일도 벌어졌죠.

하지만 AI는 공급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 부품은 곧 부족해질 것”이라는 신호를 미리 감지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공정을 조정해 다른 재료나 공정으로 대체 생산을 시도할 수도 있고, 물류와 재고 운영을 최적화해 필요한 부품을 낭비 없이 제때 확보할 수도 있죠.

아울러 이제는 제조업 분야에서 환경과 지속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가 됐습니다. 에너지를 아끼고, 자원을 절약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 능력이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죠. AI 자율제조는 이런 요구에 해법을 제공합니다. AI가 공정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해 불필요한 가동을 줄이면 전력 소모와 원자재 낭비가 크게 줄어드는 것이죠.

또한 글로벌 제조업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저가 공세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AI 자율제조는 생산성·효율성·품질·비용이라는 제조업의 핵심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죠. 특히 대표적인 효과는 ‘다운타임’ 최소화입니다. 과거에는 설비 한 대가 멈추면 생산 라인이 통째로 서버리고, 그러는 동안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하지만 AI 자율제조 기반 공장은 수많은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장 징후를 미리 포착합니다. 덕분에 공장이 불시에 ‘올 스톱’ 되는 사태를 줄이고 안정적인 생산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수준 단계 분류 표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고객 맞춤형 생산입니다. 과거에는 대량생산 체제에서 똑같은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것이 효율적이었지만, 이제는 소비자 요구가 훨씬 더 다양해진 시대입니다. AI 자율제조는 공정 데이터를 유연하게 조정해 개별 주문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기술적 여건이 충분히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도 AI 자율제조 도입이 가속화되는 배경입니다. 과거에는 데이터 저장과 처리 비용이 너무 비싸서 AI는 일부 대기업이나 연구소만 다룰 수 있는 귀한 기술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클라우드 비용이 크게 낮아지고, 오픈소스 AI 플랫폼과 다양한 상용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들도 AI를 실험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에 센서, 네트워크, 반도체 성능 같은 기반 기술까지 빠르게 발전하면서 공정 전반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데이터, 알고리즘, 컴퓨팅 파워라는 세 축이 동시에 성숙한 덕분에 AI 자율제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미 현실에서 시작된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한 AI 자율제조나 무인 공장이 구현된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관련 기술이 적용되며 점점 더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는 조립 로봇에 AI 기반 예측 시스템을 달았습니다. 실제로 GM은 이 시스템 덕분에 수십 건의 예상치 못한 고장을 막고 생산 중단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적용된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냉장고 생산라인의 모습 (사진=LG전자)
독일 BMW는 생산하는 차량마다 ‘디지털 파일’을 붙였습니다. 각 차량의 가상 설계 지침을 저장해두면 공장 로봇이 그 파일을 읽고 스스로 조립을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고객 맞춤형 생산이 가능해지고, 설비 교체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말 그대로 ‘주문형 공장’이 구현된 셈입니다.

또 LG전자는 가전 공장에서 AI 비전 기술을 도입해 냉장고 생산 라인의 품질 검사를 자동화했습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서 AI를 활용해 철강 코일의 불량을 실시간으로 검출합니다. 예전 같으면 사람이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했던 결함들을 AI가 빠짐없이 잡아내는 것이죠.

이 밖에도 화학 플랜트에서는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가동 방식을 자동으로 바꾸는 AI 제어 기술이 쓰이고, 제약 산업에서는 생산 데이터 위변조를 막고 품질을 보장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AI 자율제조 기술은 상당한 잠재력을 품고 있는 만큼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기술이 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한국에도 기회이자 도전이 될 전망입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