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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강수에 배럴당 8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2.97% 내린 배럴당 78.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7일 이후 최저치다.
이날 원유시장이 약세를 보인 건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 안정 의지를 강하게 천명하면서다. 그는 이날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달 비정제유의 가격이 5% 이상 하락했음에도 휘발유 소비자 판매가는 3%가량 올랐다”며 정유 회사들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정유 회사들이 유가를 인위적으로 높여 불법적인 이익을 취하고 있는지 살펴보라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FTC는 기름값 상승에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살펴볼 권한이 있다”며 “즉각 행동에 나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더해 주요국에 석유 비축분을 방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유가를 낮추고 경제 회복을 촉진하기 위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각국에 전했다는 것이다.
중국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측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양국 화상 정상회담에서 전략 비축유 방출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날 나온 원유 재고는 월가 예상과 달리 감소했지만,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초강수에 묻혔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2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210만1000배럴 감소한 4억3300만3000배럴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50만배럴 증가)를 하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