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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어젯밤 창문 열고 주무셨나요?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습한 더위가 물러나고 선선한 밤이 찾아왔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창문을 열어둔 채 잠들었더니 다음 날 아침 목이 퉁퉁 부었습니다. 이럴 때 조심해야 하는 게 감기라는 점을 깜빡했습니다.
감기는 주로 겨울에 걸리는 거 같지만 3월과 9월에 크게 유행합니다. 방학이 끝나며 아이들이 학교 등에서 공동생활을 하며 감기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되는 이유도 있지만, 이때 몸이 약해지기 쉬워 바이러스에 취약해지는 것도 큰 이유로 작용합니다.
몸이 약해지는 건 일교차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는 환절기를 음양의 기운이 교차하는 시기로 봅니다. 기온 변화가 클 때는 몸도 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는데 이때 기운이 부족하면 쉽게 감기 바이러스에 취약해지는 겁니다.
입춘(立春)을 기점으로 낮 기온이 점점 따뜻해지기 시작하고 입추(立秋)를 기점으로 새벽 공기가 차가워지기 시작합니다. 지난 8일이 입추였다는 걸 감안하면 새벽 찬바람은 조금 늦은 감이 듭니다.
김계진 한의사는 “지금 같은 습하고 뜨거운 기운에 폐가 손상된 채 가을을 맞으면 필시 해수(咳嗽) 천식 등과 같은 폐에 병이 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은 덥다고 찬 음식을 잔뜩 먹고 저녁에는 창문을 활짝 열고 자면 서서히 찬 기운이 몸에 쌓여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할 때 폐에 문제를 일으켜 심한 기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찬물을 조심해야 합니다. 김 한의사는 “더위를 먹은 거 같다고 병원을 찾는 환자가 하루 평균 2명 이상”이라며 “하지만 증상을 보면 찬물을 많이 먹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찬물을 많이 마시면 위에도 담이 듭니다. 위에 담이 들면 꼭 멀미하는 것 같이 메스껍고 어지러워집니다. 김 한의사는 “장에 물이 많이 차 있는 것이 문제라면 물이 잘 배출될 수 있게 해주는 오령산 같은 약을, 위에 물이 정체돼 메스꺼움이 심하면 죽력지출환 같은 담음약을, 가슴에 물이 맺혀서 기침하면 소청룡탕 같은 약을, 물이 배를 차게 만들어서 문제가 된다면 곽향정기산, 불환금정기산, 오적산 같은 약을 쓴다”고 설명했습니다.
약 이름이 참 어렵죠. 약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더 손쉬운 방법은 예방입니다. 내 몸에 맞는 물만 잘 골라 마셔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배가 차서 설사가 잦은 사람들은 따뜻한 물과 찬물을 섞어 음양탕으로 마시는 게 도움이 됩니다. 찬물을 먹더라도 입에서 조금 머금어 냉기를 없앤 후 삼키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김 한의사는 “내 몸에 맞는 음식이 들어오면 입에서 침이 잘 돈다. 물도 마찬가지다. 찬물을 머금을 때 침이 잘 도는지, 미지근한 물이 그런지, 따뜻한 물이 그런지 머금어보면 가장 정확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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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편두의 다른 이름은 까치콩 또는 편두콩으로 불립니다. 가을에 완전히 익었을 때 백색의 콩을 채취해 햇볕에 말려 약으로 씁니다.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합니다. 동의보감에는 온갖 초목의 독과 술독을 풀고 복어 독도 푼다고 소개돼 있습니다. 백편두에 대해 최고야 한의학연구원 박사는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며 “날것으로 씹어먹거나 달여 마셔도 되지만, 특유의 콩 비린내가 싫으면 생강즙에 버무려 볶아서 달이면 좋다”고 소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