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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무상교육, 올 2학기부턴 가능한데…연내 국회처리 안될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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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기자I 2019.06.28 08:30:00

한국당 요구로 안건조정위 회부, 심사에 최대 90일 소요
초중등교육법·교부금법 개정안 6월 국회 처리 물 건너가
시도교육청 조례·추경 통해 올해 2학기 고3 시행은 가능
연내 국회 처리 무산되면 내년 고교무상교육 중단 위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이 26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정부가 오는 2학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부터 도입하겠다고 공언한 고교무상교육이 무산위기에 놓였다. 이달 임시국회에서 고교무상교육 관련 법안 처리가 물 건너 간 탓이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6일 고교무상교육 관련 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요구로 해당 법안이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되면서 국회처리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안건조정위에 회부되면 법안 심사에 최대 90일 소요돼서다. 안건조정위는 이견 조정이 필요한 안건에 대해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구성할 수 있다.

학부모들 “고교무상교육 무산되나” 우려

고교무상교육은 정부가 고등학생의 수업료·교과서·학교운영지원비를 모두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는 2학기부터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하며 내년에는 고교 2·3학년 88만 명이, 2021년에는 고교 전 학년 126만 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현재 고등학생이 연간 부담하는 입학금·수업료·교과서·학교운영비의 전국 평균은 1인당 158만2000원이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연간 160만원에 가까운 교육비를 아낄 수 있어 기대가 컸다. 법안 처리가 무산됐다는 소식에 실망이 큰 이유다. 고3 자녀를 둔 학부모 최승진(50)씨는 “2학기부터는 자녀의 학비 걱정을 덜겠다고 생각했는데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실망이 컸다”며 “고교무상교육 시행 자체가 무산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날 안건조정위에 회부된 고교무상교육 관련 법안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등 2건이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고교무상교육의 법적 근거를 명시한 것이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교부금법) 개정안은 재원확보 방안을 담은 것이다. 모두 고교무상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회 처리가 필요한 법안이다. 하지만 당장 6월 국회에서 제동이 걸렸다고 하더라도 오는 2학기 시행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다.

시도별 조례·추경 확보로 올해 출발은 가능

국회에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당장 통과되지 않아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재량으로 고교무상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 고교무상교육 도입을 법률로 규정하는 게 아니라 교육청 조례로 보장하는 방법이 있어서다.

실제로 제주교육청은 이러한 방법으로 지난해부터 고교 전 학년 대상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 수업료·입학금에 관한 조례와 학교운영지원비 지원 조례를 개정해 정부 방침보다 1년 앞서 고교무상교육을 도입한 것. 충남·전남교육청도 이러한 방법으로 올해부터 고교 전 학년 대상 무상교육을 시작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역시 처리가 무산된 교부금법 개정안도 올해까지는 시도교육감들의 재량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지난 4월 당·정·청이 합의한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현 방안에 따르면 올해는 고3 학생 49만 명을 대상으로 2학기부터 시행하기로 했기에 소요액은 3856억 원에 불과하다. 정부는 올해까지는 시도교육청별 추경 편성을 통해 해당 예산을 확보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고교무상교육 예산을 추경으로 확정한 교육청은 광주·대전·울산·세종·경기·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 등 12곳이다. 소요예산액이 가장 큰 경기도의 경우 고교무상교육 예산 835억 원을 추경으로 확보했다. 서울·부산·대구·인천·강원 등 나머지 5곳도 다음 달까지 관련 예산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를 종합하면 올해는 교육청 재량으로 고3 대상 고교무상교육 도입이 가능하다.

연내 통과 무산되면 내년 무상교육 중단 위기

문제는 올해 안에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할 경우 내년에는 고교무상교육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안에 따르면 고교무상교육은 연차적으로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 정부가 추산한 고교무상교육 소요예산은 △올해(고3) 3856억 △2020년(고2·3) 1조3882억 △2021년(고1·2·3) 1조9951억이다. 고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2021년부터는 약 2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정부는 고교무상교육 전면 확대 시 총 소요액 1조9951억 원 중 47.5%(9446억원)를 국고로 지원하기로 했다. 고교무상교육 소요액을 교부금에 더해 주는 방식으로 내년부터 적용한다. 이러한 지원이 가능하려면 교부금법 개정안이 필수적이다.

자유한국당은 고교무상교육을 ‘총선용’으로 의심하며 제동을 걸고 있어 법안 처리를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다. 김한표 한국당 의원은 국회 교육위 회의에서 “고교무상교육을 시작하려면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해야지 왜 3학년, 그리고 2학기부터 시작하느냐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이에 대해 “국회 일정상 이번 임시국회 때 해당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정부에서 예산안을 제출하기 어렵다”며 “그런 점에서 볼 때 한국당이 안건조정을 신청한 것은 이를 막기 위한 속뜻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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