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크림 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돼 국제 사회가 어수선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주 유럽 지역을 순방한다.
이번 순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유럽 국가들과 의논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한국과 일본 정상회담을 주재할 예정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순방이 국제 현안을 둘러싸고 미국과 오바마 대통령의 지도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순방 기간 헤이그와 벨기에 브뤼셀, 바티칸시티,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헤이그에서 2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제3차 핵안보정사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주요 8개국(G8) 정상과 회동해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논의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 소치에서 열릴 G8 정상회의 참가를 거부한 서방 국가들은 G7 정상 간회동을 통해 추가로 러시아를 제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방안을 강구한다. 푸틴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에 불참하는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보낼 예정이다.
이어 25일부터 오바마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 및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한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대응과 동북아시아 안보 강화 방안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일단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후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가 개선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 갈등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해야한다고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도 만나 핵안보 현안과 우크라이나 시리아 사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6일에는 네널란드 플랑드르의 1차 세계 대전 격전지를 방문하고 브뤼셀에서 EU 회원국 정상 및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 등과 회동한다.
이 자리에서도 러시아 제재를 비롯해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협상, 아프카니스탄 철군 이후 주둔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다만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우방 및 동맹 정상을 포함한 무차별적인 전화 도·감청으로 서먹해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의 관계를 복원하는 것도 오바마 대통령의 숙제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날 바티칸시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고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신임 총리와 상견례를 겸한 정상회동을 한다.
마지막 일정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걸프 지역 동맹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들러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을 만나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의 외교 우선 정책 등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