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삼성電 샌디스크 포기?..끝난 게임 아니다"

이정훈 기자I 2008.10.22 09:53:40

"당초 인수 제안가 비현실적…재시도 있을수도"
주가 반응도 `무덤덤`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샌디스크 인수를 전격 포기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당초 인수 제안가격 자체가 비현실적이었다"며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다.

다만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주가가 하락할 때 재차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하거나 다른 형태의 M&A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향후 삼성전자의 행보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2일 오전 샌디스크 엘리 하라리 CEO와 어윈 페더만 이사회 부의장에게 샌디스크 인수 제안 철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서한에서 "6개월간 삼성은 우호적인 합병 협상을 위해 노력했지만 샌디스크의 거부로 협상에 진전이 없어 인수 제안을 철회한다"며 "제안이 성사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샌디스크와 1차 만남을 갖고 우호적 인수 제안을 한 데 이어 9월에는 지분 100%를 주당 26달러에 인수하겠다고 공개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인수가격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았던 만큼 성사 가능성이 낮았다며 향후 다른 형태의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샌디스크 경영진이 삼성전자가 제시한 주당 26달러보다 높은 인수가를 요구하며 반대한데다 도시바 개입으로 샌디스크 JV 등에서 인수상 기술적인 어려움이 커졌다는 게 증권가에서 보는 불발 배경이다.

그러나 서원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샌디스크 주가가 하락할 경우 재차 샌디스크 M&A를 검토할 수 있다"며 "그 외에도M&A 인력과 노하우를 확보해 향후 사업 다각화를 위한 M&A를 진행할 것"으로 점쳤다.

물론 (샌디스크 인수 철회로 생겨난) 자금 여력으로 공격적으로 낸드플래시 설비에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최근 샌디스크 실적 악화와 주가 급락에 비해 삼성전자의 제시가격이 너무 높고 도시바로 라인을 매각하면서 밸류에이션도 낮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애널리스트는 "이 사안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며 "샌디스크 이사진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한 삼성전자의 협상 전략도 일부 있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협상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도 이번 인수제안을 철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과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상시적으로 국내외 업체와 협력 제휴 합작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회사 펀더멘탈에 변화가 생긴 게 아닌 만큼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도 철회 발표 이후 주가가 오히려 -0.8% 수준에서 -0.1% 언저리까지 낙폭을 줄이는 등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관련기사 ◀
☞도시바, 상승반전..`삼성 샌디스크 인수 철회` 소식에
☞(전문)삼성전자, 샌디스크 인수제안 철회 서한
☞삼성전자, 샌디스크 인수 제안 철회(상보)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