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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향이 시작되는 그곳… 보르도에 빠져들다

조선일보 기자I 2007.08.30 11:10:00

프랑스 보르도 와인투어 여행수첩

▲ "작은 베르사이유 궁전"이라고 불리는 샤토 베이슈벨

 
[조선일보 제공] 와인을 한 번이라도 마셔봤다면 보르도(Bordeux)라는 프랑스어가 낳설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프랑스 보르도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이자 와인의 메카다. 와인과 막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보르도에 수없이 많은 유명 샤토(chateau-양조장)를 순례하며 시음해보고 싶어한다.

파리에서 비행기로 1시간만에 보르도에 도착했다. 시내 중심가로 들어오는 길에 흰색 석회암으로 지은 웅장하고 화려한 18세기 건문들이 눈에 들어온다. 보르도에서의 첫 일정은 CIVB(보르도와인연합회)에서 시작했다. 보르도 중심부 코메디광장(Place de la Comedie)에 있다. CIVB에서 운영하는 와인학교인 에콜 뒤 벵(L’Ecole du Vin)에서 2시간 동안 간단한 와인 교육을 받았다. 미리 신청을 하면 영어나 프랑스어 중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 곳 외에도 생테밀리옹(Saint-Emilion) 등 와인 산지에 단기 와인학교가 있다.

와인 수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샤토 투어에 나섰다. 고색 창연한 샤토를 그대로 유지하며 와인을 만드는 곳들과 현대적인 샤토가 섞여 있다. 보르도 관광안내소에서 샤토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쉽게 샤토를 돌아볼 수 있다. 유명한 샤토를 방문하고 싶다면 와인 전문 가이드를 고용하는 편이 낫다.

블라이(Blaye)에 위치한 샤토 베르티네리(Chateau Bertinerie)는 새롭게 단장을 해서인지 젊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샤토 피숑 롱그빌(Chateau Pichon-Longueville)이나 샤토 마고(Chateau Margaux)에서는 세월의 깊이를 와인의 향기만큼이나 느낄 수 있었다.‘ 작은 베르사이유궁전’이라는 별명이 붙었을만큼 아름다운 샤토 베이슈벨(Chateau Beychevelle)에서 맛본 와인은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겼다. 샤토를 돌며 시음하다보면, 같은 지역이라도 와인을 만드는 방식이 샤토마다 다르고, 맛과 향도 모두 다르게 표현되는 신비한 와인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샤토 보네(Chateau Bonnet)에서는 보르도 와인의 대부이자 전설적 양조자로 존경받는 앙드레 통(Andre Lurton)씨를 만났다. 샤토 보네는 뤼통씨가 소유한 여러 양조장 중 하나. 80년 넘게 포도밭과 양조장에서 열정을 다해 일한 뤼통씨와 맛본 와인은 맛을 떠나서 감동적이었다.

오로지 와인을 맛보기 위한 여행을 원하지 않는다면 샤토 방문은 하루 2개 정도만 잡고, 한가롭게 샤토 주변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매력적이다. 특히 생테밀리옹과 아르카숑(Arcachon)을 추천한다. 생테밀리옹은 프랑스라기보다 영국의 작고 예쁜 마을 같다. 과거 보르도가 속한 아키텐(Aquitaine) 지역이 영국 지배하에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 와인숍과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부자들의 별장이 많은 아르카숑은 보르도에서 기차로 40분 정도 거리. 프랑스 최대 굴 산지이기도 하다. 갓 딴 생굴에 레몬을 뿌린 다음, 신선한 앙트르 되 메르(Entre Deux Mers) 지역 화이트와인과 함께 입에 넣으면 아르카숑 바다의 향내를 즐길 수 있다.

독특한 선물이나 패션 아이템을 찾으려면 보르도 시내 생트 카트린느(Sainte Catherine) 거리로 간다. 프랑스에서 가장 긴 쇼핑가로, 빠르게 걷기만해도 1시간쯤 걸린다. 명품 브랜드숍에서부터 프랑스의 중저가 브랜드숍, 북아프리카 등 해외에서 들어온 이국적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들 이 유럽에서 가장 긴 보행거리를 따라 이어진다. 쇼핑을 마쳤으면 거리에 있는 카페 중 맘에 드는 곳에서 차나 음료를 마시며 쉰다. 보르도나 프로방스처럼 남부 프랑스의 음식은 중-북부에 비해 덜 기름져 한국인 입에 더 맞는다. 보르도에서 꼭 맛봐야 할 것은 카늘레(Canele)다. 보르도에서는 와인을 정제할 때 달걀 흰자를 사용한다. 와인에 흰자를 넣고 저어주면 여러 불순물이 흰자에 달라붙는다. 흰자를 사용하고 남은 노른자로 만든 디저트가 카늘레다. 쫄깃쫄깃 부드러우면서 고소하다. 너무 달지 않아서 끝없이 먹게된다.


::: 프랑스 보르도 와인투어 여행수첩

* 가는 법_ 보르도 공항에서 중심가까지 버스를 타면 되는데, 약 20분 걸린다. 20.4유로. TGV로는 보르도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생장역(Gare Saint-Jean)에 도착한다. 새로 생긴 트램(전차)을 타면 도심까지 편하게 이동한다. 1.3유로. 역내 보르도 관광안내소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와인투어_ 보르도 와인관광청에서 운영하는 와인 샤토 투어는 생장역 관광안내소에서 오후 1시 15분, 상트르빌(Centre Ville·‘시내 중심가’란 뜻이자 지점)에서 오후 1시 30분 출발한다. 5시간 동안 샤토 2곳을 방문해 와인을 시음한다. 참가비 29유로. 4월 1일~11월 15일 운영한다. 요일에 따라 방문하는 와인산지가 다르다. 문의 05-56-00-66-00, www.bordeaux-tourism.com
더 자세하게 와인산지를 돌면서 유명 샤토도 방문하고 싶다면 와인 전문 가이드를 고용해야 한다. 와인 전문 가이드인 필립 라카반(Philippe Lacabanne)씨는 영어와 프랑스어 모두 가능하다. 일당 300~400유로. 가격은 협상 가능하다. 휴대전화 06 17 12 16 82, 팩스 05 56 81 48 07, 이메일 prince3@wanadoo.fr

▲ CIVB(보르도 와인연합회)


▲ * 와인학교_ CIVB 건물에 있는 보르도 와인학교(Maison du Vin de Bordeaux)는 포도 재배, 와인 양조, 보르도의 강점인 와인 블렌딩 등 기초지식을 4가지 와인 시음과 함께 알려준다. 매년 6월 1일~9월 30일 운영한다. 수강료 22유로로 2시간 동안 진행된다. 목·일요일 휴무.

* 보르도 시내 돌아다니기_ 최근 운행을 시작한 트램(전차)은 3개 노선이 있으며 목적지에 상관없이 1시간당 1유로 30상팀을 내면 얼마든지 다시 타도 된다.

* 식사할 곳_ 셰 그레그 르 그랑 테아트르(Chez Greg Le Grand Theatre)는 요즘 보르도에서 가증 트렌디한 퓨전 혹은 모던 레스토랑이다. 파스타와 아시아의 음식재료로 만든 요리들이 많아 정통 프랑스음식이 부담스럽다면 반가울 듯. 가격은 전채가 15유로, 메인은 20~25유로 정도다. 와인과 함께 보르도의 젊은 열기를 느끼며 밤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주소 29, Rue Esprit des lois 33000 Bordeaux, 웹사이트 www.chezgreg.fr
라 투피나(La Tupina)는 전통적인 프랑스 남서부 요리를 선보인다. 예약은 물론, 정장 차림으로 방문해야 마음이 편한 곳이다. 세트메뉴로 주문해야 저렴하게 골고루 맛볼 수 있다. 6코스 세트메뉴 50~60유로. 맛이 진하고 양도 많다. 주소 Rue Porte de la Monnaie 33000 Bordeaux, 웹사이트 www.latupina.com


▲ 사토 베르티네리의 지하 와인숙성창고


* 묵을 곳_ 보르도 중심가 코메디광장 근처에 노르망디 호텔(Hotel de Normandie)이 보르도의 여러 지역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호텔 바로 앞에 CIVB가 있다. 숙박료 100~230유로, 주소 7, cours du XXX Juillet 33000 Bordeaux, 전화 05 56 52 16 80, 웹사이트 www.hotel-de-normandie-bordeaux.com
방문할 샤토 근처에 숙소를 잡는 것도 방법이다. 메독에는 작지만 예쁘고 편한 샤토 루덴(Chateau Ludenne)이 괜찮다. 샤토에서 생산하는 와인 시음과 음료 포함 숙박료 약 280유로(더블룸). 웹사이트(www.lafragette.com)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주소 33340 Saint Yzan du Medoc

*보르도닷컴 오픈_ 보르도와인협회가 보르도닷컴(www.bordeaux.com)을 열었다. 와인 정보 및 이론, 시음 방법, 와인 구입 팁, 음식과의 조화 등 실용적 정보를 한국어를 비롯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중국어, 일본어로 제공한다. 사이트 오픈 기념으로 9월 1~30일 한달 간 보르도 와이너리 투어 퀴즈 이벤트를 진행한다. (02)3452-9243


▲ 샤토 프랑 민의 와인숍

 
* 그 밖에 볼거리_ 그랑 테아트르(Grand Theatre)는 겉모습만큼이나 실내도 우아하고 아름답다. 관람료 30유로, 개장시간 오후 2~6시, 월요일·공휴일 휴관. 보르도가 있는 아키텐 지역의 역사·문화적 유물을 전시한 아키텐박물관(Musee d’Aquitaine)이 볼 만하다. 관람료 20유로(수요일 무료), 개장시간 오전 11시~오후 6시, 월요일·공휴일 휴관. 보르도미술관(Musee des Beaux-Arts)은 앙리 마티스 등 프랑스는 물론 유럽 각국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정원에서 휴식하기도 좋다. 관람료 20유로(수요일 무료), 개장시간 오전 11시~오후 6시, 화요일·공휴일 휴관. 환율: 1유로=약 1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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