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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열섬 경고…‘전력 회복탄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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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빈 기자I 2026.07.11 06:00:04

초대형 데이터센터 주변 지표면 온도 상승
폭염·전력망 이상에도 안정적 운영 필요
엔비디아·ABB, 차세대 전력 아키텍처 협력
국내 AIDC 확대에 전력·냉각 경쟁 본격화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경쟁이 연산 성능을 넘어 전력과 냉각 인프라 경쟁으로 확장하고 있다.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주변 온도를 높이고 전력망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연구가 잇따르면서, 기후 재난이나 전력 이상에도 가동을 이어갈 수 있는 ‘에너지 회복탄력성’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전 세계 AI 초대형 데이터센터 주변의 지표면 온도를 분석한 결과, 데이터센터 가동 이후 주변 온도가 평균 약 2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8도 이상의 상승 폭이 관측됐다. 연구진은 데이터센터가 국지적인 미기후를 형성하는 이른바 ‘데이터 열섬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해당 연구는 아직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은 사전 공개 논문이다.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사진=ABB, 어도비 스톡)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사진=ABB, 어도비 스톡)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이 피닉스 지역 데이터센터를 현장 측정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데이터센터에서 바람이 불어가는 방향의 지역은 반대편보다 평균 0.7~0.9도, 최대 약 2.2도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가 방출하는 열유속은 한낮 태양 복사 에너지의 2~6배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규모로 가동하면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고 열을 배출한다. 냉각 시스템이나 외부 전력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면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AI 슈퍼컴퓨터 ‘돈(Dawn)’은 최근 폭염 속에서 냉각 문제가 발생해 가동이 중단되면서 관련 연구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것뿐 아니라 정전, 전력망 이상, 극한 기후에도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하는 에너지 회복탄력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정전전원장치(UPS)와 고압 배전, 직류 전력 시스템, 냉각 설비를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실제 구축 전에 디지털트윈으로 검증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엔비디아와 전기·자동화 기업 ABB의 협력이다. 양사는 2025년 10월 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전력 솔루션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엔비디아가 도입을 추진하는 800볼트 직류(800V DC) 전력 구조를 지원해, 향후 랙당 1메가와트(MW)에 이르는 고밀도 AI 서버에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ABB는 지난달 고압 배전반과 UPS 등 전력 설비를 시뮬레이션 가능한 3차원 자산으로 구현해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DSX 블루프린트’에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실제 설비를 짓기 전에 전력 시스템의 구조와 성능을 디지털트윈 환경에서 검증하도록 지원한다.

데이터센터 내부 전압을 높여 전력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과 발열을 줄이려는 기술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ABB의 중전압 UPS ‘하이퍼가드’는 기존 저압 중심 구조보다 높은 전압에서 전력을 공급해 변환 단계를 줄이고 전력 효율과 시스템 안정성을 높이는 솔루션이다. ABB는 최근 전력망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34.5킬로볼트(kV)급 제품도 공개했다.

국내에서도 전력 인프라 확보가 AI 데이터센터 확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2029년까지 8.4기가와트(GW), 2035년까지 총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민간을 포함한 누적 투자 규모는 1000조원 이상으로 전망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집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에서 운영 중인 일정 규모 이상 데이터센터는 165곳이다. AI 수요 증가에 따라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도권 전력망 부담과 지역 주민 수용성, 냉각수·열 배출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은 GPU를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며 “전력 공급 중단과 기후 변화에 대응하면서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전력·냉각 시스템의 완성도가 향후 AI 인프라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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