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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악 치닫는 중동전, 에너지 공급망 재편 기회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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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03.31 05:00:00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상군을 투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란은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주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참전을 선언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예멘 인근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마저 봉쇄가 우려된다. 설령 전쟁이 끝나도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원 빈국인 한국으로선 공급망을 대대적으로 재편하는 전략적 선택이 불가피해졌다.

중동 전쟁은 혼란 그 자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전용기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협상을 극도로 잘하고 있다”며 ‘꽤 조기에’ 합의가 이뤄질 것처럼 말했다. 동시에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섬을 침공할 지상군 병력을 속속 증파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동 내 미군 병력이 5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전쟁 전과 비교하면 1만 명가량 증가한 수치다. 한 달 남짓 된 전쟁이 과연 협상으로 갈지 아니면 지상군 대충돌로 갈지는 예측불허다.

미·이란 전쟁은 기지개를 켜던 한국 경제에 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낮췄다. 반면 물가 전망치는 1.8%에서 2.7%로 올렸다.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석유화학 등 실물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일각에선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재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카타르에서 들여오던 헬륨의 공급이 장기간 끊기면 반도체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냉각 효과가 뛰어난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핵심 원료로 쓰인다.

정부는 발빠르게 비상대응 체계를 갖췄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두고 청와대에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하는 한편 총리가 주재하는 비상경제본부를 가동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나프타 수출을 금지했고 곧 2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도 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공급망을 재편하는 작업도 병행하기 바란다. 중동 전쟁을 계기로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여실히 드러났다. 역설적이지만 이번 사태를 에너지 약점을 보강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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