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도 임종도 집에서'…의료진이 가정 호스피스 권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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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 기자I 2026.03.09 05:50:03

[돌봄절벽 초고령 대한민국④·끝]전문가 진단
가정에서도 말기 환자 돌봄 가능해
97.9% '만족'…철저한 준비 필요해



의료계에서는 ‘가정 내에서 생애 말기 환자를 돌보는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오해라고 강조한다. 말기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는 치료보다는 유지·돌봄에 초점을 맞추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조현정(왼쪽)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장과 이청우 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사진=각 병원)
조현정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장은 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환자의 힘든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사회적·영적 고통을 경감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의료서비스가 호스피스”라고 설명했다. 호스피스는 흔히 생애 말기 환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가정에서 이뤄지는 것이 가정 호스피스다.

현재 호스피스 서비스 대부분은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환자의 생각과 달리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환자도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과다한 의료서비스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청우 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말기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검사나 시술보다는 통증, 호흡곤란, 불안, 섬망 등의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라며 과다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경계했다. 이어 “관리의 상당 부분은 꼭 의료기관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가정 호스피스의 장점을 설명했다.

실제로 가정 호스피스에 대한 환자 보호자(가족)의 만족도도 높다. 보건복지부의 ‘2024 국가호스피스·완화의료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가정 호스피스를 이용한 사별가족의 만족도는 97.9%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점은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는 환자와 환자 가족, 의료진 간의 논의와 사전 준비가 꼼꼼히 이뤄져야 한다. 환자가 원하는 돌봄 서비스가 무엇인지, 환자 가족이 얼마나 옆에서 돌볼 수 있는지, 유사시 재택 방문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는지 등의 계획이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

준비가 부족하면 가정 호스피스를 시작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서비스가 중단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 과장은 “환자가 늦게 의뢰하거나 가족이 준비가 부족할 때는 가정 호스피스를 할 수 없다”며 “가족과 환자, 의료진의 치료 목표가 불일치할 때도 가정 호스피스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호스피스 계획이 다소 부족한 환자들은 병원에서 호스피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조 센터장은 “병원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가정 호스피스의 실패라기보다 상황에 따른 돌봄 장소 변화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집에서 임종하는 게 위험하거나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증상이 악화됐했을 때 생애 말기 환자가 병원을 가지 않게 되면 환자 가족의 심적 부담이 커진다. 반대로 환자는 원치 않음에도 불구 응급실로 이송되면서 고통이 커질 수 있다.

이 과장은 “위험의 상당 부분은 집에서 임종을 맞는 것 자체가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성기 의료 시스템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생긴다”면서 “사전에 치료 목표를 정하고 증상 악화 시 대응 계획을 세워두면 이런 위험은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의료계는 호스피스의 핵심은 장소가 아니라 목표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사회 분위기도 단순한 생명 연장보다는 증상 완화와 존엄 유지, 그리고 환자와 가족의 선택을 존중하는 돌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조 센터장은 “결국 환자의 선택”이라며 “환자와 가족이 처한 여건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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