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강연을 열고 “2년 전 저를 믿어준 분이라면 다시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을 믿어줘도 좋지 않겠는가. 적어도 말만 앞세우고 성과를 내지 못했던 정치인들과 다르게 저는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았는가”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왜 바라던 정권 교체를 이뤘는데 대구의 현실은 나아지지 못했냐”라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 1년 반이 지났는데 오히려 삶이 고달파졌다면 문제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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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대구의 위기에 대한 직설적 논의도 젊은 세대는 갈망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외려 진영을 가리지 않고 대구에 오면 서문시장과 칠성시장에서 손 한 번 흔들고 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그만큼 대구를 얕보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는 “보수의 본산이라는 이유로 금기시됐던 생각을 꺼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며 “외교도 비판적 시각으로 봤으면 한다. 해외에 약속한 수십조원의 투자라는 것이 사실은 구미의 LCD공장이 빠져나간 자리에 배터리 산업으로 투자됐어야 하고 태양광 패널이 생산되던 공장이 폐쇄된 곳에서 반도체 산업으로 재투자됐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안보에 대해서도 그는 “입으로는 전쟁을 불사할 기세로 ‘전쟁준비’를 언급하는 정부의 모습이 강한 안보를 상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느 해병대 용사의 억울함을 풀어줄 진정성과 장교로서의 직분에 충실했던 한 군인의 명예를 다시 세워줄 용기가 없다면 용렬한 필부지용일 뿐”이라고 고 채 상병 사망 사건 의혹 해소를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달빛고속철도 예산은 수조원 증액되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예산은 7% 가까이 감액됐다”며 “어느 누구도 대구 교육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았고 오직 현수막에 치적으로 내걸기 좋은 달빛고속철도 예산을 증액하는 것에만 관심 가졌던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대구가 경험한 사람을 줄 세우고 동원하는 과거의 정치, ‘비만 고양이’처럼 복지부동하며 공천만을 바라는 구태는 월륜, 즉 보름달과 같고 다원화된 소통 속에서 직설적으로 대구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는 미래의 정치는 월신, 즉 초승달과 같다”며 “어느 것이 기울어가고 어느 것이 차오를지는 자명하다”고 시사했다.
이어 그는 “대구의 변화를 때로는 간곡하게, 가끔은 격정적으로 얘기하려 한다. 대구의 변화가 대한민국 정치의 변화에 소중하기 때문”이라며 “같이 한번 대구를, 대한민국을 바꾸는 큰 도전을 해봅시다.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미래의 논제를 꺼내드는 시발점이 오늘이 됐으면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