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수연 인턴기자]“소공로 00으로 같이 00 도넛 배달 시켜 드실분? 배달만 같이 해서 각자의 집에서 먹읍시다”
“북아현동 oo아파트 근처에서 닭강정 주문 배달 공구 하실분 구합니다. 1인분에 3천원인데 배달비가 6천원이다. 배달비가 너무 비싸서.."
기후 상황과 배달이 몰리는 시간 등 할증이 붙으면 배달비가 만원이 넘는 시대가 왔다. 치솟는 배달비에 소비자들은 '배달 공동 구매'(이하 배달 공구)를 해법으로 선택했다. 1인 가구가 많은 대학가와 원룸·오피스텔 등 배달 음식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활용되는 배달 공구.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이나 카카오톡 오픈톡방을 이용하여 함께 음식을 주문할 이웃을 구하고 배달비를 나눠낸다.
배달 공구는 당근마켓의 '동네생활'이란 지역 커뮤니티, 카카오톡의 오픈톡방에서 '배달비', '배달 공구'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 함께 할 인원을 찾는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최근 3개월(7~9월)간 당근마켓 '동네생활'에 올라온 공동구매 관련 게시글은 이전 3개월(4~6월)과 비교해 45% 증가했다. 관악구의 한 지하철역 근처 배달 공구 오픈 카카오톡방에는 현재 3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여있다.
이러한 배달 공구 수요가 많아지니 최근에는 오픈 카톡방이나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배달 공구 전용 애플리케이션이나 빌딩 단위로 주문을 모아 무료로 배달해주는 공구 서비스 스타업도 등장했다.
관악구에서 자취하는 대학생 정혜리(23) 양은 "배달비 아까워서 2인분 시키고 몇 끼를 그 음식만 먹은 적도 있는데 공구하면 배달비를 천 원만 내거나 안 내고 시킬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배달비 인상은 "단건 배달, 중개 플랫폼 수수료 인상 때문"
소비자 부담의 ‘배달팁’이 갈수록 인상되는 이면엔 배달 음식 중개 플랫폼의 수수료 인상, 단건 배달로 라이더 수급 경쟁, 고물가 등이 있다.
자영업자들은 Δ플랫폼 중개수수료 Δ 배달비 Δ결제 정산 수수료 등 배달 시 발생되는 총비용이 건당 1만 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이에 배달비 중 소비자가 부담하는 몫의 '배달팁'을 인상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렇게 안 하면 폐업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음식을 팔고 중계 플랫폼에 내는 수수료, 재료비, 인건비, 월세 등을 빼면 순수익은 몇천 원 정도 거나 손해가 날 때도 있다.
관악구의 한 햄버거집 자영업자는 “음식 가격이 1만 1~2천원이고 배달비가 육천 원이면 재료비가 배달비를 넘는다. 순수익이 마이너스” 라며 “음식 가격에서 수수료까지 떼면 인건비도 아예 없다. 계속 적자를 안고 가야 하는 건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