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尹대통령, 태풍 힌남노 첫 철야 소감 묻자...

박지혜 기자I 2022.09.06 09:34:5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바지까지 갈아입으며 태풍 힌남노 대비 태세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청사에 머무르며 밤샘 대기했다.

윤 대통령은 6일 오전 8시 10분께 용산 대통령실 기자실을 찾아 밤새 이뤄진 힌남노 대응 상황을 간략히 브리핑했다.

그는 ‘지난 집중호우보다 이번에 강하게 대응한 배경’에 대해 “지난달 집중호우는 사실 예측불허였다. 강남 몇 개 지역에 집중적으로 시간당 140㎜까지 왔는데 그건 예측 불허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 역대급 태풍으로 위력이 알려져 있고, 괴물 태풍이라고 하지 않나? 그래서 이번엔, 어제 제가 출근할 때부터 오늘 오전까지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고 다들 인식하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태풍 힌남노 상황에 대해 이야기한 뒤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힌남노가 제주에 최근접할 것으로 알려진 전날 늦은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대통령실에서 철야 비상대기 체제를 이어갔다.

지난달 서울과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서초동 자택에서의 원격지휘가 정치적 공방으로 번졌던 만큼, 똑같은 논란이 반복될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전날 출근길부터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고 등장한 윤 대통령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힌남노 관련 질문만 좀 받도록 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면 관련 준비가 됐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바지가 달라졌던데, 단단히 준비하고 온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강인선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전날 밤 9시 30분 집무실에서 회의를 연 뒤 밤 11시 40분부터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현지 CCTV 영상으로 상황을 지켜봤고, 6일 새벽 6시 또다시 위기관리센터를 찾아 30분 동안 상황을 살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새벽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한반도를 관통하고 있는 태풍 힌남노와 관련해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태풍 피해 현장 방문 계획’에 대해선 “오늘 상황을 조금 챙겨본 다음에 피해가 좀 심각한 곳은 저하고 총리, 행안부 장관하고 현장을 가봐야 하지 않겠나 싶다”며 “일단 상황을 좀 챙겨봐야 할 듯하다”고 답했다.

또 ‘첫 24시간 대비 소감’을 묻자 “소감이 어디 있느냐”고 웃으며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와 관련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정치 9단’ 박지원 국가정보원 전 원장은 “국민은 대통령의 이런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원장은 전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경제 위기 상황을 강조하며 “이런 판국에 여야가 싸움으로 날을 새고 밤을 새우면 되겠는가? 윤 대통령이 법치보다 정치로 좀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힌남노 때문에 어제저녁 못 주무시고 불쌍하게 나와서 소위 약식 기자회견(출근길 문답)에서도 ‘힌남노 질문하십시오’라고 하고 오늘 대통령실에서 비상대기하신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향한 사법 리스크에 윤 대통령 고발 카드를 꺼내 들며 정면 대응에 나서고,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특검을 요구하는 등 사정정국 조성에만 몰두하는 현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이 바지도 새롭게 입으셨다고 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지난번 폭우로 얼마나 대통령이 혼났는가? 그러니까 이렇게 참 딱 고치는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풍 피해

- 오후 2시 육상 태풍특보 모두 해제 - 태풍 '난마돌' 위력 빠르게 약화…최악은 면했다 - 시설물 잡고 버텨보지만...태풍 난마돌, 지역별 최대 고비는?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