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말 발견된 사스는 중국 내에서 크게 확산되며 민간소비 위축과 외국인관광객 감소 등으로 중국 및 인접국 경제에 약 400억달러(한화 약 47조64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집중적인 확산 기간은 2003년 2분기 정도로, 한국 내 확산세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이었지만 일부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메르스는 지난 2012년 중동에서 처음 발병한 이후 2015년 국내에서 크게 확산됐다. 메르스는 사스나 신종플루 등 다른 전염병에 비해 전파력이 낮고 확산기간이 짧은 편이었지만, 치사율이 20.1%에 달해 소비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손실액은 국내에서만 2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14년 서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3년간 크게 확산된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높고 확산세가 장기화되며 지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당시 손실액은 220억달러(26조2020억원)로 추산된다.
다만 이들 전염병은 확산세가 진정되면 자연재해에 비해 빠른 속도로 경제가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스와 메르스의 경우 확산세가 진정되면 산업생산이나 소비자심리 등 주요 실물지표가 곧바로 반등했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동일본 대지진 등은 재해 발생 이후 복구를 위한 재정 확대는 물론 불안심리 장기화 등으로 경제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전염병과 자연재해를 앞으로도 상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로 인식하고, 면밀한 사전 감시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후에도 신속하고 철저한 대응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전염병과 자연재해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도가 높지는 않으나, 기후변화 등으로 발생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재난대응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 구축과 전문인력 양성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핵심부품이나 소재에 대한 국산화, 거래선 다변화 등을 통해 주요 교역 상대국 재난으로 인한 중간재 수급 차질 등 공급망 훼손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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