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토요타 신형 스포츠카 수프라가 지난주 테스트 주행 도중 큰 사고가 났다. 사고 장소는 독일의 유명 서킷 뉘르부르크링이다. 차량 사고 영상을 전문으로 페이스북에 올리는 게시자가 개재한 영상에 따르면 수프라 차량이 순간적인 제어를 상실하면서 가드레일에 부딪히면서 크게 파손됐다.
놀랍게도 수프라가 테스트 중 사고가 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첫 번째 사고는 지난해 뉘르부르크링 서킷 직선구간(Döttinger Höhe)에서 발생했다. 뒤이어 두 번째 사고 역시 지난 7일 뉘르부르크링 서킷 9km 지점(Ex-Mühle)에서다.
이번 사고 차량에는 토요타 전문 테스트 드라이버가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토요타의 집념이 담긴 스포츠카 수프라는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신형 수프라는 BMW와 공동으로 개발해 신형 Z4의 파워트레인 등 상당 부품을 공유한다.
이번에 공개된 사고 사진은 단 2장뿐이다. 범퍼 앞쪽이 부서진 모습과 사고 차량을 트럭이 싣고 가는 모습이다.
토요타 수프라는 1970,80년대 일본 버블경제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혼다 NSX, 닛산 스카이라인 GT-R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일본제 스포츠카다. 1980년대 출시돼 2002년 4세대 모델을 마지막으로 단종됐다. 아직까지 수프라의 배기음 향수에 젖어 그리워하는 매니아들이 상당수다.
수프라 부활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이제껏 양산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그러던 도중 2019 뉴욕모터쇼에서 17년 만에 완전히 새로워진 수프라가 대중의 눈 앞에 나타났다. 기존 모델이 크고 둥근 형상이었다면 이번에 공개된 수프라는 최신 토요타의 디자인 콘셉이 깃들어 날카로움이 더해졌다. 엔진은 BMW가 공급한 3.0L 직렬6기통 가솔린이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3초만에 끊는다. 변속기는 아이신 대신 ZF가 올랐다. 엔진과 변속기 모두 BMW가 튜닝한 것이 얹힌다. 토요타의 탈을 쓴 Z4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엔진, 변속기와 더불어 실내에서도 BMW의 향기가 흐른다. ‘내 남자에게서 낯선 남자의 향기가 난다’는 광고 카피가 떠오를 정도로 흡사하다. 기어노브부터 오디오, 공조기, 센터 디스플레이까지 모두 BMW 것 그대로다. 로고를 가리면 BMW라고 해도 믿길 정도다.
토요타는 이미 2010년대 초 토요타 86을 출시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일본 자동차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타쿠미가 타던 AE86 모델명을 그대로 가져온 스포츠카다. 이번 수프라도 출시와 동시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수프라는 올해 상반기 일본에서 먼저 공개를 한 이후 여름께 미국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출시 가능성도 아주 없어 보이지 않는다. 이미 토요타코리아는 '토요타 86' 스포츠카를 내 놓은 바 있다. 다만 5000만~7000만원 사이로 예상되는 가격이 걸림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