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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장바구니 보니..작년 죽쓰던 롯데케미칼·두산인프라 샀다

최정희 기자I 2018.01.28 13:12:52

건설·기계·조선·화학 등 경기민감주 집중 매수
카카오 등 성장주와 코스닥ETF에도 자금 유입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 들어 기관투자자들이 지난해 주가 상승률이 저조했던 종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나오면서 일부 자금은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와 코스닥 바이오 상위주에 흘러갔으나 주로 건설·기계·조선·화학 등 경기민감주에 투자됐다. 카카오(03572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 작년에도 잘 나갔던 성장주에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기관 투자자금은 한 해의 주가 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이들의 자금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단 분석이다.

◇ 작년 하락했던 종목에 투자 집중..“꺼진 불도 다시”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 들어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종목은 카카오로 205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롯데케미칼(011170), 삼성바이오로직스, NAVER(035420), 한화케미칼(009830) 등도 1000억~1400억원 규모로 샀다. 현대미포조선(010620)두산인프라코어(042670), 현대건설(000720)에도 800억원대의 자금이 투입됐다. 현대중공업(009540), 한국가스공사(036460)에도 700억원대의 투자가 이뤄졌다. 반면 작년 한 해를 휩쓸었던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선 각각 2700억원, 2600억원의 순매도가 나타났다.

기관투자자 중 장기투자 성향의 연기금, 보험, 자산운용사 등 투신의 움직임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연기금은 카카오를 1000억원 가량 순매수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LG디스플레이, 현대로보틱스(267250), 현대중공업 등에 집중 투자했다. 보험쪽에선 롯데케미칼, 카카오, 현대건설, 삼성SDS(018260) 등을 샀다. 투신 역시 LG디스플레이, 두산인프라코어, 가스공사, 삼성중공업 등에 자금을 넣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기확장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경기민감 업종인 조선이나 산업재쪽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하게 나타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한 해 주가가 1.5%가량 하락했던 두산인프라코어는 연초 이후 무려 31.2% 급등했다. 롯데케미칼과 현대건설도 작년 주가가 각각 0.3%, 15.2% 하락했으나 올 들어 10%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가스공사는 이달에만 20.8% 올랐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코스닥 지수가 910선까지 올라서면서 미래에셋대우(006800), NH투자증권(005940) 등 증권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점도 특징이다. 거래대금이 늘면서 실적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실제로 증시 거래대금은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월간 160조원에 불과했으나 11월 280조원, 이달 296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 코스닥ETF·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에도 자금 유입

코스닥 활성화 대책 기대감에 코스닥 지수가 이달 들어 14% 넘게 급등한 가운데 기관 자금도 코스닥ETF와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로 일부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험사들은 올 들어 KODEX코스닥150ETF와 TIGER코스닥150ETF를 각각 380억원, 20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전체에선 바이로메드(084990)메디톡스(086900)를 각각 730억원, 69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운용사도 두 종목에 230억원 가량씩 자금을 투입했다. 메디톡스와 바이로메드는 이달 들어 각각 25.5%, 68%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 전체로는 셀트리온(068270)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를 2000억원 규모로 순매도했으나 연기금은 셀트리온에 대해선 97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 셀트리온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시 수급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다이 연구원은 “아직까지 기관의 코스닥 종목 매수 움직임은 많지 않다”며 “한국거래소에서 내달 5일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인` KRX300지수`를 공식 발표하면 기관 자금이 본격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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