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세계적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 중앙정보국(CIA)이 사용하던 해킹 툴을 입수해 폭로했다고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이 보도했다.
위키리크스가 이 근거로 내세운 건 943건의 첨부파일이 있는 7818개 웹페이지다. 여기엔 CIA가 사용하던 이 해킹 툴이 휴대폰과 대화 앱, 스마트TV 같은 IT기기에 침투해 데이터를 보거나 감청할 수 있었다. 특히 구글 안드로이드 사용환경에서 왓츠앱, 텔레그램, 시그널 같은 암호화한 대화 앱 역시 뚫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CIA 해커가 추적을 피하고자 미국이 아닌 러시아나 중국, 이란 등 적대국의 흔적을 남겼다는 점, 잘 알려지지 않은 IT기기·소프트웨어(SW) 보안 취약점을 파고들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한 문서에는 미국과 영국의 정보국이 위핑 엔젤(Weeping Angel)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삼성 스마트 텔레비전을 이용해 TV가 꺼져있을 때도 그 방의 음성을 감청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CIA와 백악관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거부했다. 조나단 리우 CIA 대변인은 “정보국 문서로 알려진 문서에 대한 진위 여부나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이 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으나 이 문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 내용의 사실 여부를 직접 검증하지는 못했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013~2016년 문서는 진짜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폭로가 미 사이버 정보 활동에 얼마나 타격을 줄지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그러나 2013년 전 국토안보부 소속 프로그래머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에는 미치지 못하리라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