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 세대 박 시장, 대권 도전시 내년 대선이 유일한 기회 = 박 시장이 대선 출마여부에 말문을 닫고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박 시장은 2018년 6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서울시장직을 수행중이다. 1000만 서울시민과 대한민국 수도를 책임지는 행정가인 관계로 가볍게 정치적인 행보를 할 수 없는 처지이다. 서울시 수장이라고 해도, 명쾌한 설명은 되지 않는다. 이미 안 지사와 이 시장에 더해 여권에서는 남경필 경기지사가 대권도전을 사실상 표명했다. 박 시장이 대권도전 의사를 밝힌다고 해서, 비난이 쏟아질리 만무하다.
다른 이유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박 시장(61)은 여야 대권주자 중 낀 세대에 해당한다. 반기문(73) 손학규(70) 김무성(66) 김문수(66) 문재인(64)과 김부겸(59) 유승민(59) 오세훈(56) 안철수(55) 원희룡(53) 남경필(52) 안희정(52) 사이에 위치한 세대다. 반기문 손학규 김무성 김문수 김무성은 대권도전 횟수를 떠나 2017년 대선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생물학적 연령과 즐비한 50대 대선주자들을 감안하면 2022년 대선은 없다. 그나마 박 시장은 2022년에 도전해도 나이가 70세를 넘지 않는다.
문제는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수 있다는 점이다. 내년 대선에도 50대 바람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2022년 대선은 현 50대 주자들의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시장이 대권에 도전한다면 내년 대선이 유일한 기회다. 단 한번에 모든 것을 걸어 승부를 봐야 하는 박 시장 입장에서는 생각할 것이 많다. 대선 본선도 본선이지만, 당내 경선이 고민이다. 8.27 전대 이후 더민주 지도부가 친문 일색으로 채워지면서 고심이 더 깊어졌다. 경선에 출마하면 문재인 전 대표의 들러리로, 흥행의 불쏘시개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 시의원은 “최근 한 의원이 전대 후 박 시장을 만났는데, 이래가지고 되겠느냐고 얘기했다고 한다. 권리당원 확보에 대해서는 의견을 모았지만 경선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더민주 경선 참여 또는 제3지대 이탈로 야권지형 재편 주도 = 경선에 회의적인 박 시장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세 가지다. 경선의 역동성을 믿고 더민주 경선에 참여하거나, 아니면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본선에 바로 직행하는 방법이 있다. 또 제3지대로 나가 안철수 손학규 등과 국민경선을 치를 수도 있다. 다만 본선에 바로 직행하는 방법은 정치적 부담이 커 쉽지 않다. 남는 선택지는 더민주 경선 참여와 3지대 이탈이다. 야권 관계자는 “뻔한 더민주 경선에 들어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거기다 더민주 지도부는 경선을 상반기에 끝내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박 시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 같다. 김부겸 안희정은 이번 판에 승부를 보겠다기보다는 차차기를 노리고 있어 크게 무리할 필요가 없지만 박 시장은 다르다”고 말했다.
제3지대를 자처하고 있는 국민의당은 박 시장의 이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박 시장이 제3지대에 합류하면 야권중심이 더민주에서 국민의당쪽으로 옮겨와 야권의 전체지형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우리당에 입당을 안 해도 야권을 흔드는 사건이다. 중심 이동이 되는거다. 저쪽은 문재인 전 대표 혼자 남고, 손 전 대표 혼자서 3지대를 돌아다니는 것 하고, 박 시장하고 쌍으로 돌아다니는 것 하고는 완전히 다르다”고 밝혔다.
박 시장측은 제3지대니 국민경선을 위한 가설기구니 하는 것은 선거공학으로, 이러한 공학을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선거공학으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안한다. 지금 박 시장이 할수 있는 것은 내 가치와 원칙이 어떤 것이고, 이걸 어떻게 할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이다. 더민주 경선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활력과 동력을 만드는데 복무시켜야 한다. 경선시기든 경선방식이든, 특정인 중심으로 하면 정권교체 동력이 만들어지지 않을뿐더러, 당원과 지지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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