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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서 철군 시작..충돌은 지속될듯(종합)

이정훈 기자I 2014.08.03 14:43:01

가자 남부주둔 병력 재배치..피난주민 귀가도 통보
조만간 승리 선언할듯..하마스는 항전 지속 방침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병력을 일부 철수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최종적으로는 가자내 주둔 병력을 완전히 철수한 뒤 일방적인 승리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마스는 항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탱크 등 일부 병력을 가자 남부 칸 유니스 동쪽에서 이스라엘 접경으로 재배치하기 시작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피난 중인 가자 북부 베이트 라히야 주민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도 안전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일부 부대가 팔레스타인 거주지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도 이스라엘 내각이 가자지구 작전 중단을 결정했으며 병력을 철수한 뒤엔 작전 성공을 선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8일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맞서 가자 지구 공습을 시작한 이래 26일째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측 희생자는 167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도 9000명에 이르고 있다.

이날 TV를 통해 생중계된 대국민 담화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하마스의 공습을 저지하기 위한 군사적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하마스의 터널을 추가로 파괴한 뒤 안전상의 필요에 따라 이스라엘군을 재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철군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에서의 충돌을 최소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모세 얄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일부 병력이 가자에 남아 하마스 터널 파괴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라면서도 “30개 이상의 터널을 파괴한다는 목표는 곧 달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될 경우 이스라엘은 일방적으로 전쟁 승리를 선언하고 휴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스라엘은 지난 2008년 12월∼2009년 1월 가자지구 침공 당시에도 일방적인 휴전 선언으로 교전을 중단했다.

한 전직 이스라엘 관료는 “몇 시간내로 터널 파괴 작전은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스라엘 정부는 앞으로 사흘 정도내에 승리 선언과 휴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철수하더라도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며 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파우지 바르훔 하마스 대변인은 “네타냐후가 거짓 승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하마스는 가자봉쇄 해제 전까지 항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의 이같은 반응에 따라 이스라엘의 철수에도 양측의 적대행위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측은 애초 이날 이집트에서 만나 휴전 협상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은 협상에 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유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은 “하마스와 수차례 정전 합의를 했지만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며 “어떤 협상도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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