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몸에 혹이 자란다…소리 없이 다가오는 자궁근종"

이순용 기자I 2014.03.31 09:35:58

생리 량 많고 골반통 동반…배꼽 통해 수술 없이 수술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주부인 임혜정씨(43)는 최근 10여일 동안 지나치게 많은 생리 양과 심한 어지럼증 때문에 산부인과를 찾았다. 초음파 검사 결과 7cm의 자궁근종이 발견됐다. 빈혈도 심해 수혈을 받아야 했다. 자궁에 생긴 자궁근종 때문에 생리 양이 많았고, 빈혈이 생겼던 것이다. 생리 양이 너무 많고, 골반통이 심하면 자궁근종을 비롯한 부인과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반드시 부인과 진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김용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근종은 자궁을 이루고 있는 근육에 생기는 종양으로, 여성에게 발생하는 종양 중 가장 흔하다. 자궁근육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자궁근종이 생긴다. 확실한 원인이 아직 밝혀진 바는 없으나 35세 이상 여성의 40~50%에서 발견되며, 최근 20대 여성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이 암으로 변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자궁근종으로 수술 받은 환자 1000명 중 3명 정도에서 암이 발견되기 때문에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크기와 형태의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자궁근종 환자의 20~50%는 월경과다, 골반 통증, 변비, 빈뇨 등 여러 가지 증상을 겪는다. 이 중 월경과다가 가장 흔한 증상이며 자궁근종이 커지면 골반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자궁근종은 불임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임신을 계획하고 있으면 미리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자궁근종 치료는 크기와 위치,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자궁근종이 빠르게 자라지 않고 증상이 없다면 치료하지 않고 지켜볼 수도 있다. 그러나 빈혈을 동반한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 있을 때, 생리통 또는 만성 골반통증이 심할 때, 자궁근종에 눌려 요실금이 심할 때, 자궁근종이 불임의 원인일 때에는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약물치료, 자궁근종 용해술, 자궁동맥 색전술 같은 자궁근종 크기를 줄이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법이 있다. 또 자궁근종이나 자궁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이 있다.

수술이 확실한 치료법이긴 하지만 환자가 심리적인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복강경 수술이 발달해 개복하지 않고(배를 열지 않고) 최소한의 통증과 흉터만으로 치료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로 확실하게 치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에는 배꼽 중앙 한 곳만을 뚫고 시행하는 단일공법 복강경 수술까지 발전했다. 기존 복강경 수술은 배에 구멍을 3개 이상 뚫고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흉터가 여러 개 남았다. 그러나 단일공법 복강경수술이 등장하면서 수술 후 흉터를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자궁근종은 보통 30~40대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30세 이후에는 1년에 한번 산부인과 초음파검사를 받는 게 좋다. 초음파 검사를 받으면 자궁근종 이외에도 자궁선근증, 난소낭종 등 다른 부인과 질환도 발견할 수 있다.

김용욱 교수는 “자궁을 다 제거하는 적출술을 받지 않는 이상 자궁근종은 재발할 수 있다. 때문에 자궁적출술 이외의 치료를 받은 여성은 정기적인 검사로 재발 여부를 관찰해야 하며 비만한 여성은 자궁근종 위험이 높아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하고 채식위주의 식단을 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용욱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자궁근종 환자에게 복강경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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