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선 기자] 정부가 발표한 방공식별구역(KADIZ)에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 중인 암초섬 이어도가 포함됐다. 전략적 경제적 가치가 높은 곳이기 때문에 주변국간 신경전이 예상된다. 중국과 일본 역시 이어도를 방공식별구역에 포함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우리 해·공군력 확충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실효적 지배 이어도..경제적 가치 무궁무진
이어도는 정부가 1987년 항로부지 부표를 설치한 이후, 2003년 해양과학기지를 완공해 실효적으로 지배 중인 곳이다. 하지만 이어도는 그동안 카디즈에서 빠져 있었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미국 태평양 공군이 북한군과 중공군만을 경계한 때문에 제주도 남쪽 지역은 고려하지 않았다.
62년 만에 정부가 이어도를 카디즈에 넣은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1950년대 인민해방군 소속 동해함대를 통해 이어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앞서 일본은 1930년대 이어도에 중계시설과 등대를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면서 무산됐다.
일찌감치 주변국은 전략면과 자원 확보면에서 이어도 주변 해역을 요충지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는 전략적으로는 태평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는데다, 이곳에 매장돼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원유는 최대 1000억 배럴, 천연가스는 72억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군·공군력 확충 가속도 붙을 듯
이어도가 카디즈에 포함됨에 따라 이 지역 수호를 위해 해군·공군력 확충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 군은 현재 3척인 이지스함(7600톤급)을 오는 2022~2028년까지 6척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독도와 이어도를 수호할 함대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한 개 기동전단은 이지스함 2척과 구축함(4200톤급) 2척, 잠수함 2척, 해상초계기(P-3C) 3대 등으로 구성된다. 3개 정도의 기동전단을 만들 수 있다.
군은 비행 중에 연료를 주입하는 공중급유기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군 주력 전투기인 KF-16과 F-15K가 이어도에서 작전을 펼치려면 각각 23분, 64분만 가능한 상태다. 군은 오는 2017년부터 3년간 공중급유기 4대를 해외 구매하겠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한 번 급유시 전투기 작전시간은 1시간 가량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우리 해군 이지스함 등이 이어도 근해에서 펼친 해상작전을 겨냥해 중국 언론이 민감한 반응을 내놓는 등 주변국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이에 우리 정부가 군사적 대비태세를 갖추는 동시에 외교적인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8년 중국과 해·공군 직통전화 설치와 관련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정보 교환용 전화망을 설치했으며 일본과는 1997년 핫라인을 설치해 항공자위대 가스카 관제소와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