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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잃은 에너지음료, 콜라 벽 못넘어

이학선 기자I 2013.06.26 09:58:25

매출신장세 급격히 둔화..콜라와 격차 다시 확대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지난해 음료시장의 돌풍을 불러일으킨 에너지음료의 날개가 꺾였다. 에너지음료는 콜라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가파른 신장세를 보였으나 끝내 콜라의 벽을 넘지 못했다.

26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된 에너지음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 늘어나는데 그쳤다. 보통 날씨가 따뜻해지면 매출이 함께 오르는 탄산음료, 스포츠음료가 각각 28.8%, 25.3% 증가한 것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에너지음료의 몰락은 다른 편의점에서도 확인된다. CU에 따르면 올해 1월 에너지음료의 매출신장률은 88.2%에 달했으나 그 뒤 큰 폭의 하락세를 그려 이달엔 10.2%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같은 기간 탄산음료 매출신장률은 15.6%에서 26.4%를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탔다.

에너지음료는 카페인과 탄산 함유, 그리고 남성들이 즐기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고객층이 콜라와 겹친다. 지난해만 해도 콜라 시장을 상당부분 잠식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해 1월 에너지음료와 콜라간 매출비중은 20대 80에 불과했지만 같은해 8월엔 그 차이가 47대 53으로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좁혀졌다. 콜라 1.5리터 상품을 제외하면 에너지음료는 이미 지난 6월부터 콜라 매출을 따라잡았다는 게 이 회사의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에너지음료는 단 한 차례도 콜라 매출을 따라잡지 못했다. GS25는 에너지음료와 콜라의 매출비중이 2011년 9대 91에서 지난해 41대 59로 급격히 좁혀진 뒤 올해는 38대 62로 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추세다. CU와 세븐일레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CU 관계자는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에너지음가 올해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에너지 음료의 매출 규모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신규 상품 출시가 둔화됐고 ‘새로운 음료’라는 이미지에서 얻을 수 있는 추가 매출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에너지음료가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매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며 “저카페인, 과일향 등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지만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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