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16일자 16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14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A비만클리닉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근처 직장에 다니는 김근영(여·28·가명)씨도 비만 치료를 위한 레이저 시술을 받기 위해 점심시간에 짬을 내 병원을 찾았다. 오전 12시에 병원에 도착했지만 1시간이 지난 시간까지 진찰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15일 강남 일대 클리닉 관계자들에 따르면 3월부터 환자 수 증가 추세를 보이다 6월 직전에 평달의 2~3배 수준으로 폭발적으로 환자가 증가한다. 올해에는 일찍 찾아온 초여름 날씨로 다이어트 시술을 원하는 환자들로 이지역 병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5월 들어 본격적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여성들의 옷 차림이 시원해졌다.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반팔 차림의 여성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
B피부과 옆 건물에서 피부과를 운영하고 있는 의사 C씨는 “5월은 강남 개원가의 본격적인 성수기”라며 “의사들이 점심시간 밀려오는 환자를 시술하기 교대로 점심을 먹어야 한다. 시쳇말로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비만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치료 방법도 다양해졌다. 먹는 비만 치료약인 ‘식욕 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따뜻한 열로 배, 허벅지의 지방을 태우는 ‘고주파 레이저’, 이산화탄소를 몸 안에 주입해 지방을 태우는 ‘카복시’등도 새롭게 등장한 비만 치료법 중 하나다.
새로운 치료법이 못지않게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비전문의에 시술이나 위생상태가 불량한 곳에서 이뤄지는 저가 시술로 인한 부작용 사례들이다. 최근 2년동안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정보시스템에 접수된 피부·미용 서비스 관련 부작용 사례가 227건 중 대부분이 여름철에 집중됐다.
김하진 365mc비만클리닉 원장은 “환자 상태에 맞지 않는 시술법을 택하면 시술 후 1~2주가 지나도 멍이 사라지지 않는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 신경이 손상되거나 마비되는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의사 처방 없이 불법적으로 식욕 억제제를 구해 먹다가 몸에 요산이 쌓여 어린 나이에 통풍에 시달리거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목숨에 위협을 받는 경우까지 있다”고 말했다.
제모 시술을 잘못해 다리나 겨드랑이 부위가 까맣게 변하는 웃지 못할 일을 겪었다는 사례도 ‘뷰티카페’, ‘여성시대’ 등 인터넷 카페에 하루에도 수십 건 씩 올라온다.
이 같은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서는 제모 시술 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찾아 시술을 받아야 한다.
시술은 간호사나 직원이 아닌 의사에게 직접 받아야 한다. 제모 시술 비용이 너무 싼 곳일 경우에는 사전에 조사를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성은 브랜뉴 피부과 원장은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병원에서 제모를 시술을 잘못 받으면 접촉성 피부염, 가성 모낭염(일시적으로 모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등에 걸릴 수 있다”며 “시술 후 심한 통증, 화상, 수포, 상처 등이 생긴 경우는 즉시 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