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성우기자] SK그룹 계열 SK C&C가 증시 상장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대그룹에서 지배주주 일가와 시스템통합(SI) 계열사들과의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SK C&C의 상장으로 SK C&C 지분 44.5%를 보유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향후 평가차익 규모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다.
SK C&C처럼 계열사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고속성장하며 지배주주 일가의 재산을 불릴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특히 대그룹 계열 SI 업체들이 오너는 물론 2세들의 경영권 승계 기반을 마련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는 데도 손색이 없다.
◇ 한화S&C, 김승연 회장 세 아들 지분 100% 소유
한화그룹은 SI 계열사인 한화S&C를 두고 있다. 그룹 정보기술(IT)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한화S&C는 한화그룹 오너인 김승연(56) 회장의 장남 동관(25)씨가 최대주주로서 50%, 차남 동원(23)·막내 동선(19)씨가 각각 20%씩를 갖고 있다. 사실상 오너 2세들의 사기업이나 다름없다.
한화S&C는 2006년 16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5년에 비해 35.50% 늘어난 규모다. 순이익 신장세는 눈부시다. 2004년 40억원 적자에서 2005년 39억원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2006년에는 123.08%나 증가한 87억원을 기록했다.
대림그룹은 현재 창업주 고 이재준 명예회장-이준용(70) 대림그룹 회장에 이어 이준용 회장의 3남 2녀 중 장남인 이해욱(40) 대림산업(000210) 유화부문 부사장으로 '3세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있다.
특히 이 부사장이 장외 알짜 계열사들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이 부사장은 대림I&S의 지분 53.7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림그룹 계열사들의 SI 및 시스템관리(SM) 등을 맡고 있는 곳이다.
2006년말 현재 총자산이 501억원인 대림I&S는 2006년에 매출 1382억원을 달성했다. 2005년에 비해 26.26% 늘어났다. 순이익은 94억원으로 195.71%나 증가했다.
◇ 오토에버·태광시스템즈 지배주주 父子가 지분 보유
현대·기아차그룹의 SI 계열사인 오토에버시스템즈는 정몽구(70) 회장이 지분 10.0%, 외아들인 정의선(38) 기아차 사장이 20.1%를 소유하고 있는 곳이다.
2006년말 현재 총자산이 1564억원으로 2006년 3919억의 매출과 10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앞서 2005년에도 3461억원, 157억원을 기록했다.
태광그룹 이호진(46) 회장은 2세 승계를 위한 기반이 마련돼 있다. 아들 현준(14)씨가 부친(51.0%)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태광시스템즈 지분 49%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태광시스템즈는 설립(2004년 4월)된지 4년이 채 안된 태광그룹내 SI업체다. 하지만 설립 이듬해인 2005년 매출 289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06년에는 12.3% 증가한 324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24억원으로 2005년(3억원)에 비해 7배 이상 불었다.
대그룹 SI 계열사들이 그룹 계열사들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세를 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실적 호전은 당연히 지분을 소유한 오너 2세들의 재산 증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 현정은 현대 회장의 맏딸 정지이 전무 현대U&I서 경영수업
게다가 대그룹 SI 계열사들은 전사적 자원관리(ERP) 등 각종 시스템이 계열사 간에도 연결되면서 전산 아웃소싱을 담당하는 SI업체에서 경영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돼 오너 2세들이 경영수업을 받기에 안성맞춤인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현대그룹 계열 현대U&I는 2006년말 현재 총자산이 164억원에 불과한 그룹내 소계열사다. 하지만 그룹 계열사들의 IT시스템 운영 등을 담당하면서 2005년 103억원이던 매출이 2006년 401억원, 순이익은 12억원에서 33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 현정은(53)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지분 68.2%, 현대상선이 22.7%를 보유한 사실상 현 회장 개인기업이나 다름없다.
이 곳에서 현 회장의 맏딸 정지이(31) 전무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정 전무가 9개 계열사 중 유일하게 등기이사(2005년 7월 선임)를 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분 9.1%도 소유하고 있다.
대그룹 SI 계열사들이 오너 2세들의 재산을 늘릴 수 있는 것은 물론 IT전반에 대한 이해와 그룹 경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다용도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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