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계 대대적 `지각변동`

전설리 기자I 2005.04.06 10:12:05

중위권 과감한 사업재편, 상위권 해외진출 가속도

[edaily 전설리기자] 인터넷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상위권 업체들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반면, 중위권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과감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는 것. 선두권 업체가 굳어지면서 상·중위권 업체들이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쇼핑, 게임, 검색광고와 같은 획기적인 인터넷 비지니스 모델이 나와 시장의 저변을 확대시키지 않는 한 이같은 산업 재편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위권 `선택과 집중` 최근 CJ인터넷(037150), 네오위즈(042420), 엠파스(066270) 등 중위권 인터넷업체들을 중심으로 과감한 사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선두업체들과의 덩치 싸움에서 밀려난 이들은 생존을 위해 `백화점식` 포털 서비스를 과감히 포기하고 주력 사업에 `올인`하기로 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의 선두는 CJ인터넷. 한때 영화·게임·검색포털로 엔터테인먼트 사업 라인업을 구축했던 CJ인터넷(옛 `플레너스`)은 지난해 검색포털 `마이엠`을 반년만에 접은데 이어 최근 영화 사업부인 시네마서비스 계열사의 분사·매각을 최종 마무리했다. CJ인터넷은 영화 사업 정리를 통해 확보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게임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CJ인터넷은 엔터테인먼트 포털 넷마블(netmarble.net)을 중심으로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강화하고 중국과 일본, 미국 뿐만 아니라 대만, 태국 등 온라인 인프라가 확대되고 있는 나라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오위즈도 최근 오너 나성균 사장의 복귀와 더불어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오위즈는 1년간 투자하며 진출을 모색해왔던 검색 사업부를 분사하고 게임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부 역량과 고객ㆍ개발사ㆍ투자사들과의 파트너쉽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엠파스는 게임 사업을 대수술하고 검색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해 영업적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 부진으로 고심한 엠파스는 지난 2월28일 `강호동 맞고` 등 일부 인기 게임만을 최소 인원으로 운영하고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접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검색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엠파스는 지난달 사명을 사이트명과 통일하고 홈페이지 개편을 단행하는 등 각오를 새로이 다졌다. ◇상위권 `해외로, 해외로` 한편 국내 시장 성장의 한계를 느낀 NHN(035420), 다음커뮤니케이션(035720), SK커뮤니케이션 등 상위 인터넷업체들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해외 시장에 발을 디딘 NHN은 이미 해외에서 가시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일본 법인 NHN재팬은 지난해 일본한게임이 회원수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연간매출 246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하는 성과를 올렸다. NHN은 올해 일본한게임의 시장 선두 지위를 강화하고 일본네이버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확충해 동시접속자수 20만명 돌파, 연간 매출 600억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또 중국에서 공동경영하고 있는 게임포털 롄종(ourgame.com)에서도 동시접속자수 80만명을 돌파, 연간 매출 16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카페스타와 라이코스 인수를 통해 일본과 미국 시장에 진출한 다음도 올해 라이코스, 일본 타온 등을 포함하는 뉴미디어 해외부문에서 65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국내 커뮤니티 시장을 평정한 1인 미디어 싸이월드는 상반기 이내에 중국과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최근 이를 위해 SK텔레콤(017670)과 중국 유선포털업체 비아텍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일본에 자본금 1억원의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싸이월드는 하반기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서 서비스를 런칭하고 연내에 미국과 유럽에도 진출한다는 목표다. ◇새로운 인터넷 비지니스 모델 나와야 전문가들은 쇼핑, 게임, 검색광고와 같은 새로운 인터넷 비지니스 모델이 나와 시장의 저변을 확대시키지 않는 한 이같은 산업 재편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보증권의 김창권 연구원은 "국내 인터넷 시장의 경쟁구도가 선두기업들을 중심으로 고착화 돼 진입 공간이 줄어들었다"며 "확고한 과점을 형성한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후순위 기업들이 사실상 진입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기까지는 1~2년 주기로 온라인 쇼핑몰, 게임, 검색광고 등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이 등장해 시장을 확대해왔으나 2003년 검색광고 이후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며 "획기적인 비지니스 모델이 등장해 시장규모의 확대 계기를 마련하지 않는 한 이같은 시장 구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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