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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는 공장 'AI 자율제조'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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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 기자I 2025.12.08 06:00:00

[미래기술25①]
AI 대전환 시대 ''자동화''서 ''자율화'' 공장으로
''두뇌 역할 AI''가 공장 구성 요소 유기적 작동
스스로 판단하며 물건 생산, 이상 대응까지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오늘날 제조업은 디지털 전환, AI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 기술이 활용되며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AI 자율제조’ 기술은 기존 제조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생산성 극대화와 효율성 향상, 비용 절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나아가 미래 산업 경쟁력의 ‘열쇠’가 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AI 자율제조란 무엇이며, 왜 글로벌 산업계가 이 기술에 주목하고 있는지, 그리고 현재 국내외 도입 단계는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편집자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적용된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냉장고 생산라인의 모습 (사진=LG전자)
자동차나 반도체 공장이 사람의 손길 없이도 스스로 생각하면서 돌아간다면 어떨까요? 공상과학 소설 속 먼 미래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요즘 산업 현장에서는 이러한 이야기가 실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공장 곳곳에 설치된 센서와 카메라가 기계 상태를 24시간 꼼꼼히 지켜보다가 작은 이상 신호라도 감지하면 곧장 AI에게 알립니다. 그러면 AI는 “이 부품은 곧 마모될 것 같으니 교체를 준비하세요”라고 관리자에게 먼저 알려주죠. 덕분에 라인이 멈추기 전에 대응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손실도 크게 줄어듭니다.

이제 공장은 단순히 기계와 설비가 부산하게 모여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거대한 두뇌를 가진 유기체처럼 공장의 모든 구성 요소가 하나의 신경망으로 연결되어 움직입니다. 두뇌 역할을 하는 AI가 데이터를 받아 상황을 판단하면 설비와 로봇, 물류 시스템이 그 명령에 맞춰 유기적으로 반응하죠. 센서가 눈과 귀가 되어 정보를 전달하고, 로봇은 손과 발처럼 실제 작업을 수행합니다. 공장이 스스로 일하는 ‘AI 자율제조’ 시대가 온 것입니다.

AI 자율제조는 사람과 AI가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하는 새로운 동반자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은 AI가 맡고, 사람은 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리는 것이죠. 앞으로 이 기술을 바탕으로 탄생할 ‘스스로 일하는 공장’은 단순히 더 빨리, 더 많이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똑똑하고 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공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자동화 공장’은 어디까지나 사람이 정해놓은 규칙 안에서만 움직입니다. 반면 AI 자율제조 기술이 적용된 공장은 훨씬 더 유연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단순히 정해진 규칙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AI가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해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죠.
AI 자율제조 핵심 4대 기술 (그래픽=GPT 생성)
이러한 AI 자율제조를 실제로 구현하려면 어떤 핵심 기술들이 필요할까요? 첫째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입니다. 공장 전체를 그대로 복제한 가상의 쌍둥이 공간을 만들어 설비와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기술을 일컫죠. 설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특정 부품이 얼마나 마모됐는지, 공정 속도를 조절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가상 공간에서 먼저 시뮬레이션해 보고 그 결과를 실제 현장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둘째는 머신비전(Machine Vision), 즉 기계에 눈을 달아주는 기술입니다.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제품 표면을 촬영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불량 여부를 판별하도록 하는 것이죠. 예전에는 작업자가 복잡한 부품을 일일이 눈으로 확인해야 했지만, 이 기술을 활용하면 AI가 스스로 장비의 미세한 흠집이나 균열까지 잡아내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 패턴까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셋째는 예지정비(Predictive Maintenance)입니다. 기계가 고장 나서 멈추기 전에 이러한 미리 이런 변수를 예측하고 알려주는 기술이죠.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이 부품은 곧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교체가 필요하다”고 경고하는 식입니다. 덕분에 공장이 갑자기 멈춰버리는 돌발 상황을 예방하고 불필요한 정비 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마지막은 로봇과의 결합입니다. 기존의 자동화 로봇이 정해진 동작만 반복하는 단순 기계였다면 AI와 결합한 로봇은 상황에 따라 작업 방식을 스스로 바꿀 수 있습니다. 조립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도 로봇이 판단해 다른 방법으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죠.

최근 기업들이 양팔과 다리, 손가락까지 갖춘 사람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해 공장에 투입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어느 포지션에 배치해도 척척 일을 해내는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죠. 사람과 형태가 유사한 덕분에 기존 공장 설비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현장 투입이 가능합니다.
현대차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일례로 현대자동차는 그룹 내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인간처럼 걷고 달리며 복합 동작을 소화하는 고기동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립·검수·운반 등 반복 작업을 지원해 생산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인건비 절감과 로봇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 효과까지 기대됩니다.

이 네 가지 요소가 결합하면 공장은 더 이상 사람이 정해둔 절차를 따라가는 단순한 기계 집합체가 아니게 됩니다. 공장 전체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순간순간 최적의 선택을 내리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것입니다.

특히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최근 신형 GPU 기반 컴퓨팅 플랫폼을 앞세워 ‘피지컬 AI’ 확산에 속도를 내면서 AI 자율제조 시대가 한층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기존 생성형 AI가 텍스트와 이미지를 다루는 디지털 영역에 머물렀다면, 피지컬 AI는 실제 세계에서 움직이고 반응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뜻합니다.

엔비디아의 GPU 기반 시스템을 통해 로봇과 자율 기계는 실시간 인지·판단·행동이 가능한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산업용 로봇, 물류 자동화, 휴머노이드,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피지컬 AI의 상용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도 커집니다. 이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피지컬 AI를 “보고, 이해하고, 계획하며 행동하는 AI”라고 정의하며 “향후 산업의 새로운 기술 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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