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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5% 이상 고금리 실종 현상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주요 시중은행에서 연 5%대 고금리 정기예금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인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하락세다. 지난해 12월 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가중평균)는 연 4.63%로 전달에 비해 0.32%p 하락했다. 1년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한 것은 2021년 5월 이후 19개월만이다. 만기 1년 이외의 모든 정기예금의 금리도 같은달 연 4.29%로 전달보다 0.01%p 떨어졌다.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으로의 자금 유입 현상은 둔화되고 있다. 은행의 지난해 11월 전월 대비 정기예금 증가액은 26조9071억원으로 10월 증가액 55조5919억원의 48%에 그쳤다. 정기예금으로의 자금 유입 속도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5개월만이다.
아울러 만기 1년 미만 단기 예금 증가 현상은 둔화되고 3년 이상 장기 예금 증가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만기 1년 미만 정기예금 전월 대비 증가액은 18조4439억원으로 전월 증가액 40조2425억원의 45%에 머물렀다. 반면 3년 이상 정기예금 증가액은 2145조원으로 전월 1322조원보다 62% 불어났다.
향후에도 정기예금 금리 하락, 정기예금으로의 자금 유입 속도 둔화, 단기예금 비선호 및 장기예금 선호 현상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동시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도 정점에 도달했다는 관측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시장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 종료를 넘어 연내 인하 가능성까지 시시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표적인 시장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7일 연 3.304%로 현 기준금리 3.5%를 지난 10일(3.556%) 이후 11일째 하회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만기 1년 기준으로 이미 연 4%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향후 수신 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고 설사 인상되더라도 더디거나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 기준상 시중은행에서 가장 높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은 만기 1년 기준으로 연 4.5%(세전)를 주는 대구은행 ‘DGB함께예금’와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중 연 4% 예금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