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황금연휴 맞춰 디지털 위안화 독려
2일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이번 중국의 노동절 연휴에는 2억6550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120% 가량 늘어난 수치로 코로나19 이동제한이 풀린 만큼, 여행 욕구가 터져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 정부는 이번 연휴를 경기회복을 위한 소매업, 외식업 등의 소비 진작 기간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이 소비 진작에서 중심에는 중국의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2019년 디지털위안화 발행을 발표한 후, 이듬해인 2020년 10월 광둥성 선전에서 시험을 시작했다. 올해는 베이징과 청두 등에서도 디지털 위안화 시범사업을 펼쳤고 조만간 칭다오와 시안, 다롄 등 관광으로 유명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황금연휴를 앞두고 중국 상하이에서는 시 당서기인 첸치에(陳傑)가 직접 농산물을 디지털위안화로 구매하는 등 당 차원의 홍보까지 했다. 연휴 기간 중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촉구하는 것이다.
기업들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을 양분하는 징둥은 최근 일부 직원의 급여를 디지털위안화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징둥은 급여 외에도 회사 결제 시스템을 서서히 디지털위안화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역시 디지털위안화 유통을 위해 인민은행과 적극 제휴하기로 했다.
중국의 디지털위안화는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다. 수요자에 의해 가격이 움직이는 암호화폐와 달리 말 그대로 위안화 가치와 가격이 같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소액 현금결제 일부를 대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완전 상용화를 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1차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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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 발행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전국민이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을 사용하며 디지털 화폐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을 무너뜨리기 위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모색하는 과정에 디지털 위안화를 활용하려던 속내도 있다. 기존 종이화폐 시장에서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어려운 만큼, IT기술 발전과 함께 사용처가 점점 늘어날 디지털 화폐시장을 먼저 선도하겠다는 계산이었다.
실제 중국이 디지털위안화 상용화를 들고나오자 다른 국가들도 CBDC를 만지작대고 있다.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중국의 디지털위안화는 달러결제망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의 금융제재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디지털위안화를 모색하는 이유 중 마지막 하나는 민간 암호화폐의 열풍이다. 암호화폐 시장이 커질수록 국가의 자본 통제력이 약화할 수 밖에 없어 더 빨리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모색한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은 2016년 자본 유출로 인한 위안화 평가 절하의 충격을 겪었던 만큼,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본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거래소 조사를 확대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위안화 등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가 나온다 해도 암호화폐를 대체하거나 위축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디지털위안화도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다 해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는 성격 자체가 상이하다는 이유에서다.
암호화폐는 애초에 화폐의 성격 자체보다는 금과 같이 가치저장 수단의 성격이 강한데다 국가 주도의 화폐와 달리 ‘탈중앙’이 핵심이다. 외려 국가가 모든 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디지털화폐가 발급되면 반대급부로 암호화폐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중앙은행 위주의 CBDC가 발행된다고 해도 암호화폐와 각기 다른 쓰임새와 장점이 있어 공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