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당선인은 자신을 “스파이”라고 비판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저격성 발언에 “탈북 정치인은 입 닫고 살아야 하느냐”며 맞받았다.
두 사람의 설전은 최근 불거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두고 태 당선인이 자주 언론에 등장해 “북한의 반응이 이례적”이라며 추정 발언한 것이 발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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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당선인은 27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병기 의원은 다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기관이 가지고 있지 않은 의미 있는 정보가 있냐”며 정보 출처 공개를 요구했다. 이어 김 의원은 “(태 당선인은) 정부 기관이 가지고 있지 않은 김정은 신변에 관한 의미 있는 정보가 만약 있으면 연락 달라. 어떻게 획득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일생을 정보기관에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제 발언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드리겠다”며 “몇 년 전까지 우리의 적을 위해 헌신했던 사실을 잊지 마시고 더욱 겸손하고 언행에 신중했으면 어떤가”라고 비판했다.
태 당선인은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원을 향해 날을 세웠다. 태 당선인은 “동료 의원이 ‘스파이’, ‘군경의 북한 정보파트 예산 전액 삭감’ 등 지나친 표현까지 써가며 (나를) 공격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감출 수 없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이런 것이 정치인가’라는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심경을 밝히면서 “김정은 신변문제를 비롯한 북한 문제에 대해 얼마든지 다양한 견해와 분석이 오가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왜 정치적으로 공격의 빌미가 되고, 편 가르기에 이용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적었다.
태 당선인은 29일 오후에도 “탈북 정치인은 입 닫고 살아야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과연 이것이 제가 아는 자유민주주의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물었다. 이어 “김정은 신변과 북한 동향과 관련한 자유로운 견해와 분석을 내는데 대해 동료 의원이 스파이 등 지나친 표현까지 써 가며 공격하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감출 수 없다”며 “몇 년 전까지 우리의 적을 위해 헌신했던 사실을 잊지 마시고 언행에 신중하라는 표현은 심지어 협박으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또 태 당선인은 “지금은 북한 상황에 대한 여러 주장과 분석에 귀 기울이면서 급변하는 한반도와 이를 둘러싼 국제적 상황에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은 다양한 정보와 의견을 들을 권리가 있고 현명히 판단하실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대한민국에서 새 삶을 살고 있는 수많은 탈북민들에 대한 공격이고 저를 국회에 보내주신 강남 주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탈북 정치인의 입을 막아 북한 문제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차단하는 건 반민주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라고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