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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올 뉴 말리부 2.0T 롱 텀 시승기 (11) - 올 뉴 말리부 롱 텀 시승을 마무리하며

박낙호 기자I 2016.09.11 11:33:07
[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말리부 롱 텀 테스트의 마지막 이야기. 지난 6월, 상반기 중형차 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말리부 2.0 터보의 롱텀 시승을 시작했다. 롱 텀 시승을 시작하며 약 70여일이 시간 동안 올 뉴 말리부를 10,000km 이상 주행하며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곳을 갔다. 그리고 올 뉴 말리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올해 가장 파격적이고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쉐보레 올 뉴 말리부의 롱 텀 시승을 마무리하며 지난 70일 동안 머리 속에 들었던 생각들을 하나씩 정리해보기로 했다.

화려하게 시작한 올 뉴 말리부

생각해보면 올 뉴 말리부는 시작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공식 출시 이전부터 수 많은 매체들이 대서특필했고, 국내 소비자들 역시 완전히 새로워진 디자인과 더욱 넓어진 실내 공간 그리고 터보 엔진으로 꾸며진 엔진 라인업 그리고 호화스러운 편의 및 안전 사양에 주목하며 과연 어떤 가격 정책을 내세울 것인가 눈과 귀를 집중했다.

그리고 차량이 공식 출시되었고 기대 이상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까지 더해지며 올 뉴 말리부에 대한 관심과 응원은 더욱 거세고 다채롭게 퍼져나갔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느새 올 뉴 말리부가 대화의 주요 화제로 자리를 잡았고,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 마저 올 뉴 말리부에 관심을 가지게 될 정도였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번에는 쉐보레가 작정하고 만든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고 “요새 차 바꾸려고 하는데 괜찮을까?”라며 올 뉴 말리부에 대한 평가를 궁금해했다. 또 몇몇의 사람들은 애초에 올 뉴 말리부 구매를 전제로 깔고 트림이나 옵션에 대한 질문도 수 차례 이어졌다. 그 결과 사전 계약 기간 동안 1만 5천여 대의 기록을 돌파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많았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기자 입장에서 사실 북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국내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꾸준한 판매가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의 ‘대박’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게다가 우리 속담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기대는 높지만 실제로 경험하기 전까지 속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속담이 틀렸고 올 뉴 말리부가 옳았다. 그 동안 한국GM이 보여줬던 아쉬움을 모두 달래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존재였다. 6월 초부터 차량을 반납한 8월 하순까지 올 뉴 말리부의 다양한 매력을 확인하고 서킷과 공도에서 퍼포먼스와 효율성을 아우르며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주행 성능을 과시했다. 게다가 일상 속에서는 편안함까지 무기로 내세웠다.

게다가 더욱 만족스러웠던 건 낮은 트림부터 높은 트림까지 소비자의 성향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설득할 수 있는 가격 정책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사실 말리부의 가격 대는 2,350만원 대부터 높게는 3,400만원이 넘는 가격까지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각 트림의 내용을 살펴보면 한국 소비자를 완벽하게 매료시키기엔 어려움이 있으나 그 경쟁력이나 상품 구성에서 꽤나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구성을 마련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달리고 서는 법을 아는’ 올 뉴 말리부 2.0 터보

지난 시간 동안 올 뉴 말리부의 매력은 참으로 다양했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역시 ‘달리는 법과 서는 법을 아는 것’이었다. 올 뉴 말리부는 최근 트렌드라 할 수 있는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춰 국내 중형 세단이라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2.0L 자연흡기 엔진을 과감히 제외하고 1.5L 터보 엔진과 2.0L 터보 엔진을 마련해 각각 2.0~2.5L 자연흡기 엔진과 V6 및 기존의 2.0L 터보 엔진을 대체했다.

시승 차량이었던 2.0 터보 모델의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은 캐딜락 ATS, CTS는 물론 풀사이즈 세단인 CT6 외에도 뷰익과 오펠 브랜드 등에서 우수한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다만 올 뉴 말리부의 포지션 상 일반유를 기준으로 튜닝되며 최고 출력 253마력과 36.0kg.m으로 소폭 조정되었다. 하지만 이 수치만으로도 실력 발휘를 하기 충분했다.

북미 사양과는 다른 6단 자동 변속기가 적용되었고 기어 노브 위치가 변경되어 사용성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토글 버튼 방식의 수동 변속 기능이 불만스러웠지만 발진 가속과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크루징 등 어떤 환경에서도 출력의 아쉬움을 느낄 수 없었다. 게다가 우수한 출력을 발휘하면서도 엔진은 무척 매끄러워 운전자 입장에서 만족도가 무척 높았다.

빨리 달리는 만큼 제동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올 뉴 말리부는 이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운전자의 페달 조작에 정확하고 부드럽지만 강인한 제동력을 자랑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은 253마력의 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운전자에게 ‘안전하다’라는 확신을 제공했다. 특히 고속 주행 중 급작스러운 제동에서도 확실한 제동력과 뛰어난 밸런스를 선보였다.

잘 달리고 잘 서는 건 서킷에서도 확인되었다

핸즈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2016 엑스타 86 원 메이크 레이스와 KSF 아반떼 스포츠 챌린지 레이스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마추어 레이서 신윤재와 함께 테크니컬 서킷인 인제 스피디움에서 올 뉴 말리부를 서킷에서 테스트 했었는데 발군의 가속력과 코너 직전의 확실한 제동을 통해 경쾌한 스포츠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특시 신윤재 감독은 “완성도가 뛰어난 엔진과 확실하고 꾸준한 제동력을 제공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이 돋보인다”라며 “차량 자체가 컴포트 세단인 만큼 서스펜션 시스템이 부드럽게 세팅되어 있는데 만약 조금 더 하드한 서스펜션을 장착한다면 ‘감히 스포츠 세단으로 평가해도 충분한 차량’”이라고 평가했다.

빼놓을 수 없는 넉넉함과 여유로움

하지만 올 뉴 말리부를 단순히 ‘잘 달리고 잘 서는 차량’으로만 단정할 수 없다. 사실 올 뉴 말리부의 가장 큰 특징은 더욱 길어진 전장과 휠 베이스를 통해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국산 중형 세단 중 가장 긴 2,830mm에 이르는 올 뉴 말리부는 준대형 세단을 위협하는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실제로 2열 공간은 성인 남성이 2열 시트에 앉아 무릎을 꼬아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했다.

이를 위해 쉐보레는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하는 선택을 했다. 쉐보레과 캐딜락 그리고 뷰익에 걸쳐 GM 그룹 내의 다양한 중형급 차량에 적용하는 E2XX 플랫폼은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강성 및 확장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엡실론 플랫폼을 개량한 것이다. 이 플랫폼은 뛰어난 강성과 경량화 기술을 적용되어 올 뉴 말리부의 넓은 공간을 보다 안전하고 가볍게 구현할 수 있도록 뒷받침 했다.

실제로 올 뉴 말리부 2.0 터보의 롱 텀 시승 기간 동안 진행했던 일반인 시승에서도 넓은 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특히 자녀를 둔 신덕중 씨는 “중형 세단 중 아이를 둔 가정에게 설득력 있는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라는 평가를 했으며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게임 개발자 이민호 씨 역시 “올 뉴 말리부의 출력도 인상적이지만 넓은 공간 역시 매력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참고로 올 뉴 말리부의 선택 옵션인 ‘8인치 디스플레이, 마이링크 그리고 내비게이션 패키지’는 최고의 옵션이라 말하고 싶다. 우수한 디스플레이 패널과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을 뿐 아니라 블루투스 기능도 무척 뛰어났다. 게다가 내비게이션 역시 그래픽 적인 만족감은 다소 부족하지만 길 안내 기능의 정확성과 반응이 무척 빨라 ‘값어치’를 하는 옵션이었다.

일반인 시승 참가자들의 뜨거운 반응

이야기가 미리 나왔는데 롱 텀 시승을 하면서 함께 진행했던 일반인 시승에서도 올 뉴 말리부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아반떼MD 오너로서 다음 차량을 고민하고 있던 아이 아빠부터 생애 두 번째 차를 찾은 싱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그리고 자동차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까지도 이구동성으로 올 뉴 말리부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네 명의 일반인 시승 참가자 모두 뛰어난 매력적인 디자인과 넓은 실내 공간을 최고의 매력으로 뽑았으며 저마다 출력이나 우수한 승차감 그리고 다양한 편의사양과 뛰어난 안전성 등을 거론하며 각자가 생각하는 기준에서도 올 뉴 말리부가 우수한 만족감을 주는 차량이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2.0 터보 모델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우수한 효율성 역시 눈길을 끄는 요소였다.

게다가 함께 올 뉴 말리부를 시승했던 레이싱 모델 유다연 씨 역시 올 뉴 말리부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다연은 “우수한 출력과 함께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이 돋보인다”라고 평가하며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을 위한 다양한 안전 사양이 탑재된 점 역시 올 뉴 말리부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만족스러워했다.

기대 이상의 효율성 그리고 10,000km의 기록

올 뉴 말리부의 롱 텀 시승의 마지막은 최종적인 연비 체크로 마무리 했다. 정체가 심한 도심에서는 특출난 모습은 없었지만 도심 외곽으로 빠져나가면서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이 자랑하는 낮은 RPM에서 나오는 넉넉한 토크로 고속, 정속 주행 등 다양한 환경에서 매력적인 효율성을 과시했다. 특히 80~90km/h의 속도로 주행 할 경우에는 공인 연비의 두 배에 이르는 리터 당 20km 이상의 연비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롱 텀 시승을 시작하면서 트립 컴퓨터의 기록 중 하나를 롱 텀 기간 전체 주행 거리를 기록하고 그에 따른 평균 연비를 계측할 수 있도록 했었다. 차량 반납 이틀 전 10,000km 주행을 달성한 올 뉴 말리부의 평균 연비는 리터 당 12.7km로 일상 주행은 물론 서킷 주행과 고속 테스트, 영상과 사진 촬영을 위한 다양한 연출 주행까지 포함된 것까지 감안한다면 말 그대로 기대 이상의 연비라 할 수 있었다.

참고로 효율성을 생각하는 운전자라면 올 뉴 말리부 1.5 터보 모델을 추천하고 싶다. 완성도 높은 스톱 앤 스타트 기능과 넉넉한 토크를 바탕으로 도심은 물론 정속 주행에서도 매력적인 효율성을 자랑한다. 특히 정속 주행에서는 올 뉴 말리부 2.0 터보를 압도하는, 디젤 세단 급

70여 일의 끝 그리고 올 뉴 말리부

약 70여 일의 시승이 끝났다. 사실 짧다면 짧고 또 길면 긴 시간이었다. 올 뉴 말리부는 시승 기간 내내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키며 수많은 매력을 뽐냈다. 게다가 다른 차량을 시승하고 다시 올 뉴 말리부의 시동을 걸며 ‘올 뉴 말리부가 정말 좋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도 제법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는 그냥 다양한 기준에서 올 뉴 말리부의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는데 어느새 절대적인 지지자가 된 것 같은 시간이었다.

쉐보레의 미래를 담은 올 뉴 말리부

돌이켜 보면 최근 한국GM의 행보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 넥스트 스파크는 경차 시장에서의 1위를 재탈환하는데 성공했으며 올 뉴 말리부는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며 한국GM 성장의 중심에 섰다. 게다가 2016 부산모터쇼에서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가진 카마로 SS가 파격적인 가격에 출시했다. 덕분에 쉐보레는 말 그대로 ‘연타석 홈런’을 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은 향후 세련된 디자인과 더욱 효율적인 엔진을 품은 신형 크루즈와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매력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주행 거리를 자랑하는 EREV(주행거리연장전기차) 볼트(Volt), 그리고 페이스 리프트와 상품성을 대대적으로 개선할 트랙스와 아베오 등 열세에 놓여있던 한국GM의 제품 라인업에 힘을 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렇듯 수 많은 차량들이 등장하겠지만 한국GM이 제시하는 새로운 쉐보레 라인업 중 가장 눈길을 끌고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건 중형 세단 시장을 담당하는 올 뉴 말리부일 것이다. 중형 세단이 축소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형 세단 시장은 분명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올 뉴 말리부의 중요성은 크다.

쉐보레 올 뉴 말리부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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