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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우리 돈 빌려 船 짓고..국내 해운업계는 고사 중"

정태선 기자I 2014.10.26 15:27:16

선주협회, 24~25일 해운산업 발전을 위한 워크숍
"5년간 생존에만 급급, 미래 위한 투자할 때"
"해운업 금융조달여건 개선, 정책지원 절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제공.
[양양(강원)=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지난 5년간 위기의 해운업계 살기 위해 몸부림쳤다면 이제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선주협회는 24일부터 25일까지 양양 오션그린야드호텔에서 해운업계 현안을 정리하고 대책을 모색하기 위한 기자단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전무는 “우리 해운산업은 불모지에서 출발해 현재 세계 5위의 해운국으로 발전해 왔다”며 “우리 해운이 오늘날 이렇게까지 발전한 것은 국가적인 지원과 업계의 노력이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정부와 금융권의 해운관련 정책에 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전무는 “최근 2년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재구구조 개선을 위해 팔아치운 자산이 8조원에 달하면서 경기 변동에 민감한 컨테이너 분야만 남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머스크 등 외국 대형 선사들은 국내 수출입은행 등의 금융지원을 이용해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을 국내 조선사에 발주하는 등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맞서 국내 해운사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하거나 대여하는 방식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돈을 빌려 외국 선사들은 국내 조선소에서 신규 선박을 손쉽게 확보하고 있지만, 이는 국내 해운업계를 고사시키는 무기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 1만 9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이상의 대형 선박 시대에 국내 선사는 작고 연료소모가 상대적으로 많은 선박으로 ‘규모의 경제’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내 해운업계의 신용도가 낮다면 대여방식 등을 통해서라도 경쟁력을 갖출수 있도록 생존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황진회 해양수산개발원 실장은 “국내 해운기업계가 유동성 부족, 해운경기 악화 및 운임하락, 선박확보자금 부족, 친환경 대형선박 확보 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하고, 특히 국내 선사의 경영위기가 가중되는 원인으로 “외국기업보다 금융조건이 불리하고, 국내 항만의 선박 연료유 공급가가 외국 항만에 비해 높다”는 점을 꼽았다. 또 “외국선사는 다양한 해운관련 안팎의 수익 사업을 전개하는 반면 국내 선사는 대부분 해상운송서비스 수입에 의존하는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황 실장은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서 금융조달여건을 조성하고, 해운업계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이 필요하다”면서 “정책 패러다임이 전환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한국 해운의 위상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운전문인력 경쟁력 강화 방안과 관련 “해운 인력 배출기관은 한국해양대학교, 목포해양대학교, 인천·부산 해사고등학교, 해양수산연수원이 있지만, 젊은 해기사는 3년 병역의무근무 후 하선하는 사례가 많아 전문 인력 양성에 한계가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내항과 근해를 위한 교육·연구기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영, 금융, 해상보험, IT, 법률종사자 가운데 해운업계의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분야별 전문가 양성도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제공.
한국선주협회가 24일과 25일 강원도 양양에서 해운업계 현안과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기자단 워크숍을 했다. 선주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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