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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회장 "NSA 감청 사건, IT업계 신뢰 위협"

김관용 기자I 2014.05.22 09:11:54

시스코 장비에 NSA가 감청 장치 설치해 해외 고객에 공급
존 챔버스 회장,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항의 서한 발송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신뢰 깨지는 심각한 위협"

[샌프란시스코(미국)=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미 국가안보국(NSA)의 감시 활동에 대해 정부와 IT업계 전체가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은 시스코의 연례 고객 컨퍼런스인 ‘시스코 라이브 2014’ 개최 직전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 NSA의 감시 활동을 통제해달라는 촉구문이었다.

시스코 라이브 2014 컨퍼런스 현장에서 만난 챔버스 회장은 NSA가 시스코의 네트워크 장비에 감시 프로그램(백도어)을 심어 해외 고객에게 공급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영국 가디언지의 글렌 그린월드 기자가 최근 발간한 ‘노 플레이스 투 하이드(No place to hide)’ 책에 따르면 NSA는 시스코 네트워크 장비에 감시 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하고 사용자들의 인터넷 활동을 감시했다.

책에는 NSA 요원들이 박스 안에 밀봉된 시스코 장비를 열어 감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사진자료들이 수록돼 있다. 이 사진들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자 챔버스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대책 마련을 요구한 것이다.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CEO). 시스코 사진제공.
챔버스 회장은 “시스코의 잘못이 아니어도 고객이 감시장치가 설치된 제품을 받을수 있다는 것은 고객과 시스코간에 형성된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며 “미국 고객과의 신뢰 문제만이 아닌 전세계 고객이 의지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신뢰가 깨지는 심각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네트워크 장비이다 보니 궁극적으로는 인터넷 기술에 대한 불신도 생길 수 있다”면서 “지금 시점에서는 여러 국가들이 관여되는 문제인 만큼 표준이 될수 있는 행동 강령을 정해 모두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챔버스 회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IT업계와 정부가 모두 위기감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시스코는 그동안 안전한 공급망을 유지해 왔다고 자신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공급망의 안전을 더욱 강화했다”면서 “우수한 보안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시스코가 만든 솔루션이 변형되지 않고 고객에게 처음 그대로의 상태로 도착해야 하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챔버스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분명히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믿지만 미국 정부차원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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